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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정 회장 |
5일 IB업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전날 남성 제화 전문기업 비제바노와 함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자금 납입을 마무리지었다. 총 규모는 2210억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1050억원가량을 임 회장이 국내 기관투자가(LP) 3곳으로부터 조달했다. 지분은 약 47.5%다. 나머지 1160억원가량(지분 52.5%)은 비제바노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를 인정해 지분으로 받았다.
비제바노는 김정훈 부사장이 현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60여 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국내 토종 신발 브랜드다. 1970년대 이탈리아 국제피혁콘테스트 기술과 피혁 부문에서 수상하면서 품질의 우수성을 입증받은 바 있으며, 현재도 이탈리아는 물론 미국 현지 유명 브랜드들과 라이선스 및 독점 계약을 체결해 브랜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임 회장이 김 부사장과 함께 합심해 만든 SPC는 해외 신발 브랜드와 여타 패션기업 인수 등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이미 지난 3월 당시 첫 프로젝트 펀드로 셀트리온에 2000억원 규모 자금을 수혈한 가운데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는 윈(Win)·윈(Win) 펀드를 앞으로도 조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번 펀드 역시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제화 한 분야에서만 반세기 이상 역사를 갖고 있는 금강제화 브랜드를 글로벌화하는 데 역점을 둬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임 회장이 김 부사장과 손을 잡고 SPC를 설립한 배경에는 '한국판 ABC마트'를 만들겠다는 구상에 뜻이 통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신발 멀티숍 시장은 일본계 ABC마트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금강제화그룹의 레스모아가 추격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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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SPC 설립 이후 비제바노 자체를 더 키울지, 레스모아에 힘을 실어줄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큰 그림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금강제화그룹의 다수 신발 브랜드 입지를 더 강화하고, 국내 토종 신발 브랜드의 세계화라는 목적이 본래 SPC 설립 취지의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임 회장 역시 지난해 신생 운용사인 SJL파트너스를 차리면서 국내 기업의 세계화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내비친 바 있다.
임 회장이 올 초 '임석정 펀드' 1호로 셀트리온과 손잡은 것도 이 같은 신념에서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SJL파트너스를 설립한 직후 첫 펀드로 셀트리온홀딩스에 2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코스피 이전 상장을 전후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셀트리온에 임 회장은 기꺼이 수천억 원을 투자한 셈이다.
임 회장은 당시 펀드 조성과 관련해 "국내 대표적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셀트리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며 "지금도 여전히 셀트리온의 잠재된 역량에 큰 점수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셀트리온은 코스피 이전 상장 이후 해외 인수·합병(M&A) 등 신규 사업 투자 등에 해당 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뜻을 함께한 배경 역시 과거 JP모건 한국 대표 재직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 회장은 당시 JP모건 한국 대표로 몸담았던 시절 계열사였던 원에쿼티파트너스의 셀트리온헬스케어 투자와 셀트리온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자문하면서 서 회장과 인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JL파트너스는 서 회장에 이어 셀트리온홀딩스의 2대 주주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1세대 IB맨인 임 회장은 IB업계에 상당히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고, 이를 통해 오랜 기
임 회장은 과거 KCC의 삼성에버랜드 2대 주주 지분 인수 등을 성사시킨 경력이 있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