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27.79포인트(1.19%) 하락한 2314.24로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코스피가 2320선 아래로 추락한 것은 지난해 9월 6일(2319.82)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5월 23일(2311.74) 이후 1년1개월여 만의 최저치이기도 하다. 오후 들어서 낙폭이 더욱 커졌는데 장중 한때 코스피가 2310.8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닥 또한 전일 대비 16.49포인트(1.99%) 하락한 810.20으로 마감하며 약세를 기록했다.
같은 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장 초반 2790.60으로 떨어지며 2800선이 일시적으로 붕괴됐고, 일본 닛케이225지수 역시 2만2038.40까지 밀리면서 2만2000선이 위태로웠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주를 중심으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40%, 2.00% 떨어졌고, 셀트리온 포스코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동반 하락했다. 시총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이날 상승 마감한 종목은 네이버(1.08%) 아모레퍼시픽(3.56%) KT&G(0.48%) 등 세 개에 불과했다. 개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2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000억원가량 매물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하방 지지선인 '2300선'이 무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 경과에 따라 2300선도 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미국 경기 고점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중국이 아시아산 대두 관세를 철폐하고, 터키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35% 관세를 부과하면서 위기감이 커졌고 심리적 저항선인 2300선이 붕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나서고 달러화 강세가 누그러져야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며 "정치적 이슈라서 바닥을 예상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중 간 갈등이 더 고조된다면 2300선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대미 투자 제한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최근 유가 상승에도 석유화학제품 마진(스프레드)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며 "2300선 전후에서의 하방 지지는 강력하지만 만약 2300선이 일시적으로 무너진다면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관계는 정치적 이슈이고 과거 경험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라고 말하는 2300선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면서 "1990년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처럼 글로벌 시스템적 위기가 아니라면 2300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다른 의견을 내놨다. 수일째 증시가 '살얼음판'을 걷자 주식 대신 국고채나 우량 회사채 등 채권에 투자하거나 주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저베타주에 투자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김재중 센터장은 "지금은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금리로 이익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주식 대신 채권으로 관심을 옮겨야 한다"고
윤지호 센터장은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노이즈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특정 섹터나 업종에 치중하기보다는 개별 이슈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며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가운데서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