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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2340.11로 마감하며 5영업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하루 새 3%가량 급락하면서 815.39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82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 이후 5개월 반 만이다.
파생시장이 가리키는 지표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지난 14일 6월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외국인이 팔아치운 코스피200선물 물량은 18일까지 누적 기준 6366억원어치에 달했다.
외국인은 19일 주간 정규시장에서 코스피지수선물 3405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지난 3영업일간 1조원어치에 달하는 선물을 팔아치운 셈이다. 야간 선물시장에서도 지난 7일부터 지속적인 매도 공세를 보이면서 코스피200 야간선물 순매도 물량이 8영업일간 누적 7000억원어치를 넘어섰다.
사실 이 같은 조정 장세는 이미 지난 14일 동시만기일에 예견되기도 했다.
당시 만기가 짧은 6월물이 만기가 긴 9월물보다 비싸게 팔리는 이상 현상(마이너스 스프레드)이 나타나면서 향후 주식시장에 험난한 비탈길을 예고했던 것. 통상 연말 배당시즌 등을 제외하면 만기가 짧은 선물이 싸게 거래되고 만기가 긴 선물이 비싸게 거래(스프레드 확대)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코스닥 선물시장도 마찬가지다. 코스닥150지수 선물시장에서는 18일 하루 동안 외국인이 1385계약을 팔아치우면서 지난 15일 만기일 이후 3000계약가량 순매도 상태다.
외국인이 주로 투자하는 코스닥150지수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 상승장에서 두 배 이익을 볼 수 있는 레버리지 ETF를 환매하고, 하락장에서 두 배 이익을 보는 인버스 ETF를 매입하고 있는 것과도 비슷한 양상이다.
미국 금리 인상, 원화값 급락 등으로 한국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커지자 선물 매도 물량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 MSCI 신흥국지수에 중국A주가 편입되는 것에 대비해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한국 물량을 줄여가는 국면에서 변동성 장세가 매매 기회를 제공해줬다는 분석이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변동성지수(VKOSPI)는 19일 전일 대비 1.65포인트(10.93%) 상승한 16.74를 기록했다. VKOSPI가 16.00대에 진입한 것은 4월 9일(16.50)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팀장은 "외국인 선물거래에는 미래 리스크 유무와 더불어 이머징마켓에 대한 베팅 관점에서도 의미가 담겨 있다"며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이머징마켓 통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지수 하락에 대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선물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월 선물 만기 때 외국인 쪽에서 매도 롤오버(만기 연장)가 4만계약 나왔는데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많은 수준"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다음달 초 샤오미를 시작으로 텐센트뮤직 등 굵직굵직한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외국인이 현·선물 동반 순매도에 나섰지만 그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현물)순매도는 업종 전체에서 나온 게 아니라 삼성전자 위주로 나온 데다 선물 거래 규모 또한 평소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며 "외국인 순매도는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지금
그는 이어 "지난해 8월 미국과 북한 간 '핵단추' 논란이 있었던 당시에도 시장 변동성 확대, 외국인 순매도가 있었다"며 "이르면 다음달 초 장이 안정되고 기업 실적이 확인되면서 외국인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예경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