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주가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미북정상회담을 마치면서 재료가 소진, 차익실현 욕구가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남북 철도 테마주로 꼽히는 현대로템은 전 거래일 대비 4600원(12.57%) 내린 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부산산업, 푸른기술, 대호에이엘, 대아티아이, 에코마이스터 등이 15% 이상 급락했다.
미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종전선언 등 구체적인 사안들이 성명에 빠지면서 남북경협에 대한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인프라·건설 관련주로 꼽히는 현대건설, 특수건설, 남광토건, 유신, 고려시멘트 등도 적게는 8% 부터 많게는 20% 넘게 급락세를 맞았다. 현대엘리베이(-14.23%), 재영솔루텍(-4.66%), 좋은사람들(-22.01%), 광명전기(-13.01%), 선도전기(-14.04%), 제룡산업(-18.15%) 등 송전 관련주 및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도 크게 미끄러졌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북회담에서 남북 경제협력이 유효하다는 점은 재확인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해줄 만큼 비약적인 스케줄 단축을 약속하지는 않았다"며 "단기적으로 이들 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독일 통일 당시에도 기대감에 상승했던 업종들이 베를린장벽 붕괴 후에는 2개월 가량의 조정을 겪었던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 역시 "이번 합의문에서는 당초 기대했던 북한의 체제 보장 및 종전 선언과 구체적인 사항들이 없었다는 점은 한계"라면서 "추후 협상과정에서 언제든 불안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속도에 대한 의구심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제재는 비핵화 이전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본격적인 남북 경제협력, 인프라 투자 확대 시점이 지연될 수 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비핵화와 경제제재 해제까지 시간이 예상보다 더뎌지는 만큼 남북 경협주에 대한 기대감 또한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김병연 NH투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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