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말 국내 최대 규모인 400억원대 가상화폐거래소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는 등 투자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7위 규모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레일은 지난 10일 해킹 공격을 당해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시스템 점검에 들어갔다고 11일 밝혔다. 애스톤·트론·스톰 등 가상화폐 9종 36억개가량이 40분에 걸쳐 인출됐다. 해킹당한 가상화폐 시세는 대부분 개당 수십 원으로 모두 합하면 400억원대로 추산된다. 경찰은 이날 코인레일 해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코인레일에서 자료를 제출받아 본격적인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규모 국내 거래소 해킹은 이번이 두 번째로 6개월 만에 다시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가상화폐거래소 유빗은 가상화폐 170억여 원어치를 도난당했다. 피해자들은 보험금 30억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보상받지 못했다. 지난 1월 일본 최대 거래소인 코인체크에서 5700억원 상당 해킹이 발생했을 때도 도난된 가상화폐는 결국 찾지 못했다.
이번 해킹은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된 핫월릿(가상화폐 보관함)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앞서 유빗거래소 사건과 동일한 수법이다. 핫월릿은 네트워크가 단절된 콜드월릿과 달리 외부 침입이 가능한 구조다. 빗썸·업비트 등 다른 주요 가상화폐거래소도 핫월릿에 일정 부분 가상화폐를 보관 중이다. 다만 빗썸과 업비트 측은 모두 긴급 조사한 결과 이번 해킹으로 인한 자사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잠재적 피해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국내 거래소들이 아직 정부 인증 수준의 합격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심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 인증을 받은 국내 거래소는 한 곳도 없다. 빗썸 측은 "다음달 중 ISMS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킹 악재에 가상화폐 가격은
[박대의 기자 /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