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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공인회계사회는 한국거래소에 상장 신청한 기업 대다수에 감리를 실시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상장사는 금융감독원이, 비상장사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위탁을 받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회계감리를 담당해왔다.
실제로 지난 3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던 롯데정보통신은 지난달 28일 한국공인회계사회로부터 갑작스럽게 감리 통보를 받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미 심사 승인을 받고 공모 절차를 밟아야 할 시기이지만, 회계 감리를 받게 되면서 상장 일정이 올스톱된 상황이다. 롯데정보통신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 등 외부 문제로 인한 감리 절차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최대한 상장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감리 기간이 길어지면 7월로 예정됐던 증시 입성이 늦춰질 수 있다.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동종업계인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IPO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감리 이슈까지 터져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아직 감리 통보를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제 감리가 들이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회계 작업에 나서면서 예정보다 IPO 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로 예정됐던 한국거래소와의 사전협의도 아직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 IPO단 관계자는 "감리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회계법인과 준비 중"이라면서 "지금으로서는 당초 목표로 했던 10월 상장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만약 감리 기간이 길어질 경우 IPO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IB업계에서는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혹여 상장 심사 승인을 받은 이후에 감리 통보를 받을 경우 거래소 상장 규정상 예심 통과 이후 6개월 안에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상장예비기업들에 대한 감리 강화 조짐으로 IPO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돌면서 코스닥벤처펀드도 때아닌 암초를 만났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출범 두 달 만에 3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모았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수익률이 공모주 물량 확보와 직결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IPO 위축은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출시 두 달째를 맞은 코스닥벤처펀드는 수익률에서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 설정된 12개 코스닥벤처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51%로 같은 기간 0.11%의 수익률에 그친 국내 주식형 펀드를 상회하는 성적을 보였다.
[조희영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