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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거·업무·상업시설에 지하철 역이 결합된 복합단지로 몸값을 높이고 있는 `래미안 용산 더 센트럴`(왼쪽). 오른쪽에 아모레퍼시픽 본사와 LS용산타워(옛 국제빌딩)가 보인다. [박인혜 기자] |
주거가 들어간 복합건물은 2000년대 초 '타워팰리스'로 대변됐던 주상복합이 대표적이었다. 고급 주거단지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환기 문제, 높은 관리비, 재건축 불가 등 단점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수도권 아파트 상당수 재건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일반 아파트도 향후 최소 50년은 재건축이 불가능해 이 부분에서 주상복합과 차별성이 없어졌다. 기술 발전으로 환기나 관리비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주상복합이 단순 상가와 주거 결합이 아닌 업무시설과의 결합까지 꾀하면서 단지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이른바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해져 더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복합주거는 주로 상업지에 조성되기 때문에 자체 업무시설뿐 아니라 인근에 기업 본사나 각종 오피스타운이 많다는 점도 장점이다.
작년 입주를 시작한 용산구 한강로2가 '래미안 용산 더 센트럴'은 오피스텔 782실, 아파트 195가구와 지하 2층~지상 2층 판매시설, 지상 3~4층 업무시설 등 208개 점포가 복합으로 조성된 단지다. 바로 앞에 용산역이 있고 신용산역 3번 출구가 지하 상권으로 바로 연결되는 데다 단지 내 업무시설은 물론 길 건너 바로 옆에 아모레퍼시픽과 LS그룹 본사가 있어 직장인 수요가 풍부하고 상업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어 모든 활동이 단지 내 혹은 인근에서 이뤄지는 '원스톱 라이프스타일'이 먹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장점에 상가와 오피스텔, 아파트 시세는 입주 1년여 만에 모두 훌쩍 뛰었다. 아파트는 분양 당시 미분양이 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15억원대에 분양된 전용 135㎡ 시세가 2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몸값이 올랐다. 임대수익이 목적이라 시세 차익을 노리기 어려운 오피스텔도 가격이 1억원씩 오르는 등 선방하고 있다. 전용 42㎡는 현재 5억3000만원에 나와 있는데, 올 초 거래 가격은 4억3000만~4억5500만원이었다. 신혼부부 등 2인 주거에 적합한 전용 77㎡는 9억원까지 호가가 올라갔다. 이 단지 상가 역시 8억2400만원에 분양됐던 매물이 현재 8억원대 후반까지 가격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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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젊은 전문직들은 주거를 선택할 때 직장·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업무시설이나 역과 가까운 곳은 대부분 상업지이고, 아파트는 상업지에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대안인 주상복합이나 주거형 오피스텔 등이 이 같은 트렌드에 적합하다는 것. 김희정 피데스개발 연구소장은 "입지의 최우선 조건이 역세권인데, 수도권 역세권은 대부분 상업지라 아파트를 짓기 어렵다"면서 "법적 분류는 오피스텔이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이 보기엔 주거공간 상품인 오피스텔이 역세권에 좋은 상품성을 갖고 들어오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최근 판교와 삼송 양대 축이 뜨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판교는 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면서 IT 관련 기업이 많이 입주해 인근 주거단지 수요가 많고, 신분당선이 자리 잡으면서 이 인근 주거단지들의 몸값이 치솟았다. '판교 알파리움'은 작년 6월만 해도 10억~11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가장 가격이 저렴한 매물이 14억원이다.
판교보다 조성은 한 박자 늦었지만 '강북의 판교'로 뜨고 있는 고양 삼송지구는 지하철 3호선 라인에서 서울 은평구에 속하는 구파발역을 지나면 바로 나오는 삼송역을 끼고 있어 이 일대가 좋아지고 있다. 또 대규모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들어와 생활 편의성이 업그레이드됐고, 고양중·고등학교 등 학군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이 지역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e편한세상 시티삼송'은 스타필드 효과와 MBN미디어센터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분양가 대비 시세가 3000만원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주거·업무·상업시설 복합 개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디벨로퍼인 신영은 7일 여의도 문화방송(MBC) 방송센터 용지 복합 개발을 위해 6010억원 상당의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총사업 규모 1조2000억원대의 대규모 프로젝트
경기도 고양시 삼송에서도 포스코건설이 업무·상업시설과 결합된 주거형 오피스텔인 '삼송 더샵'을 이달 중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28층 3개 동, 전용면적 59·84㎡ 318실 규모로 조성된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