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나선 가운데 이탈리아발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코스피가 2% 가까이 급락했다. 장중 한때 코스피가 2399.58까지 떨어지며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24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3월 26일(2399.44) 이후 두 달 만이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인 경제 민주화 정책을 총괄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주사들 주가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사실상 삼성의 지주회사로 일컬어지는 삼성물산은 전일 대비 3500원(-2.72%) 떨어진 12만5000원에 장을 마쳤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핵심에 있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4.03%, 2.22% 떨어졌다. 이 밖에 CJ(-5.19%), 현대중공업지주(-4.28%), SK(-3.12%), LG(-2.89%), 두산(-2.31%) 등 주요 지주사가 동반 하락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노이즈가 불거진 이후 대주주 보유 기업과 관련한 규제 강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현 정부의 경제 민주화 정책이 급부상하며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속히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탈리아발 정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국내 금융시장까지 확산되면서 은행주와 증권주도 급락했다. 국내 은행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글로벌 금리 하락도 은행업과 증권업 전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KB금융(-4.03%), 기업은행(-4.02%), 신한지주(-3.24%), 하나금융지주(-3.24%), 우리은행(-2.56%) 등 5대 금융그룹 모두 하락을 면치 못했다. 또 증권주에서는 현대차투자증권을 필두로 유안타증권, NH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대다수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857억원, 4069억원 동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만 나 홀로 1조원 이상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 같은 시간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혼
[정슬기 기자 / 박윤구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