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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대한 단기 주가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 비율이 치솟는 등 악재가 지속되고 있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사례로 보면 결국엔 실적이 상승해 주가가 올라 공매도 세력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15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종가는 4만9200원으로 액면분할 이후 거래가 재개된 지난 4일(시초가 5만3000원) 대비 7.2%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1.2%)보다 6배가량 떨어진 셈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로 반도체를 제외한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사업이 상대적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S9 수요가 예상치를 밑돌고 있는 데다 마케팅비 지출이 점차 늘어 올 2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은 디스플레이로 연결된다.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또 다른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까지 부진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실적이 하락세다. TV 등 가전제품 사업도 고전 중이다. 이에 따라 올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분기(15조6400억원)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 온 실적 상승세가 꺾인다는 뜻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실적은 '상저하고(상반기엔 낮고 하반기엔 상승)'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사업의 실적 호조에도 다른 사업 부문이 부진해 영업이익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따른 오버행(대량 매도 대기 물량)도 삼성전자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것을 종용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23%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매도하면 시장 충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최소한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메시지를 늦어도 연말까지는 내놔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배구조 개선 방향성과 관련된 삼성 측의 메시지 제시 기한이 연말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오버행 이슈가 향수 수개월 내 벌어질 사안이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공매도 비율이 치솟고 있다. 지난달 27일 1.48%에 불과했던 삼성전자 공매도 비율은 지난 11일 25.61%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매도 비율 상승을 주가 바닥 신호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삼성전자의 공매도 비율이 20%를 넘었던 적은 과거에 총 일곱 번 있었는데, 이 중 공매도 비율이 20%를 상회한 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14년 7월 한 번뿐이었다. 이 시기에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실적이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비율이 20%를 웃돌 정도로 높아진 것은 오히려 주가 수준이 바닥에 근접했음을 가리키는 신호"라면서 "실적이 올라가는 와중에 공매도 비율 상승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제한적이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다음달부터 중국 A주가 미국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되면서 국내 자금 이탈이 예상되는 것도 삼성전자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2016년 중국 주식예탁증서(CDR)가 MSCI에 신규 편입되면서 삼성전자 공매도 비율이 20% 넘게 상승하고 주가가 단기 약세를 보였던 것과 닮은꼴이다. 그러나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약세를 보이다가 상승 반전했고 공매도 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은 실적 추이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0.1% 상승한 65조1453억원으로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