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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등 코스닥 바이오 종목 대부분이 상승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유가증권시장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올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게 바이오주 투자심리를 다소 회복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날도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815.27까지 맥없이 밀렸다가 오후 들어 급격히 오르는 등 변동성이 매우 컸다. 하루 코스닥지수 등락폭이 36포인트에 달한 점은 그만큼 시장이 불안하다는 방증이다. 또 코스닥지수가 올해 1월 30일 장중 932.01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고점 대비 최대 낙폭이 12.5%에 달했다.
일단 증권 전문가들은 바이오주 불안감이 이번 코스닥 조정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코스닥 상승세를 주도했던 바이오주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태까지 빚어지면서 일종의 '코스닥 탠트럼(tantrum·발작)'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5거래일 동안 17.2% 급락했다가 9일 14% 이상 급등했다. 시총 2위인 신라젠도 같은 기간 25.8%나 하락했다가 이날 6% 이상 회복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반 투자자도 바이오 종목에 신용융자 투자를 많이 하다 보니 불안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급이 좋지 않아 연초처럼 코스닥지수가 900을 넘보기는 어렵다"며 "일단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결론이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코스닥이 불안한 것은 바이오기업 회계처리 이슈 때문"이라며 "올해는 변동성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국면으로 봐야 하며 주식시장 자체의 올해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가 주도하는 코스닥시장에 외상거래가 늘어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시장에 신용융자 잔액이 많이 늘었다"며 "시장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서 외상거래 문제가 부담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센터장은 "바이오도 문제지만 남북 경협주도 등락이 심한 상황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에 의해 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이라며 "작년 후반부터 올 1분기까지 올랐던 것처럼 코스닥지수가 강세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달러 강세가 심해질수록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고, 외국인이 (코스닥을) 매수할 환경이 마련되기 어렵다"며 "다만 미·북정상회담 등이 잘 마무리돼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풀리면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바이오 대형주 조정 폭이 컸다는 점에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영업 상태가 양호한 바이오 대장주는 낙폭이 클 때 반등을 노리는 전략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기관 돈이 최근 들어오지 않으면서 일종의 수급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게 시장 불안의 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 움직임과 국제유가 안정화 여부 등 거시 변수를 잘 살피며 투자 판단을 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코스닥시장 핵심 업종인 헬스케어(바이오)와 정보기술(IT)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실적 가이던스를 보면 글로벌 헬스케어와 테크 업황은 낙관론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코스닥 과매도 상황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헌철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