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는 딜 구조가 다양한 해결 방안 시나리오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2일 금융당국이 공개적으로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금산분리 기조가 강해지고 있는 까닭에 삼성그룹은 진작부터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처리에 대한 다양한 해결 방안을 내부적으로 준비해왔다. 이 중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삼성물산이 해당 지분을 사오는 방안이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을 사올 경우 그룹 지배구조는 간결해진다. 오너 일가는 현재 삼성전자 지분을 5.42%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을 통해 4.63%, 삼성생명을 통해 8.23% 등을 간접 보유해 직간접적으로 삼성전자 지분 18.2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삼성생명을 통해 간접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삼성물산에 넘길 경우 '오너 일가→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다.
관건은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인수대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를 삼성전자에 넘기는 방안이 심도 있게 거론된다. 해당 지분은 지난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종가 50만6000원 기준 14조5437억원에 달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하더라도 삼성전자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며 "현금 흐름이 풍부한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로 오를 경우 향후 유상증자 등 자금 소요에 대한 대응도 한결 손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31.49%를 보유한 2대주주다.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넘길 경우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총 74.9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삼성물산은 올해 들어 서초사옥과 한화종합화학 지분 20.05%(1조원)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재무구조 개선 및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포석이지만 유사시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인수에 활용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물산 주주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 외에도 삼성생명이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시장에서 분할 매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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