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진위 발족…청사진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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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5개 아파트 단지가 통합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서울 동부이촌동 일대. [김호영 기자] |
지난 15일 용산청소년수련관 소강당에서 열린 동부이촌동 5개 단지 통합리모델링 2차 설명회에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정관을 갖춘 정식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오늘 출범했다"고 선언했다. 지난 1월 13일 처음으로 통합리모델링 논의가 시작된 지 93일 만이다.
리모델링 상임위원 6명이 선출됐고 5개 단지에 포함된 50개 동 중 43개 동에서 추진위원이 선정됐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간이좌석을 포함해 200석 규모 강당이 가득 차고 수십 명이 서서 참관하는 등 소유주들이 열띤 관심을 나타냈다.
추진위원회는 "2023년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위원회가 공개한 청사진에 따르면 5개 아파트 단지의 전체 연면적은 총 30% 늘어난다. 2014년 개정된 주택법에 따라 아파트 리모델링에서 허용되는 증축 범위까지 최대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5층 이상 아파트는 최대 3개 층까지 수직증축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그만큼 층수를 쌓아올리고, 남는 연면적은 수평증축으로 확장한다.
이에 따라 현재 전용면적 59㎡인 가구는 리모델링 후 84㎡로, 84㎡인 가구는 112㎡로, 112㎡인 가구는 148㎡로 각각 넓어진다. 현재 148㎡ 이상 면적에 거주하는 주민(한강대우 271가구)은 가구분리형 아파트를 받게 돼 실거주 외에 추가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이들 5개 단지는 2000년대 초반 발코니 확장 규제가 폐지되기 전에 시공됐기 때문에 향후 리모델링이 이뤄지면 발코니 확장에 따른 서비스면적 확대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최고급 아파트로 명성이 높은 아크로리버파크, 한남더힐을 벤치마크해 수영장, 호텔식 조식서비스, 산림욕장, 미술관 등을 갖출 예정이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동부이촌동 5개 단지가 총 4948가구에 달하는 만큼 규모의 경제가 상당하다"며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고급으로 갖추더라도 개별 가구가 부담하는 비용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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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로 다른 연도에 지은 개별 단지가 함께 리모델링하는 사상 첫 사례인 만큼 넘어야 할 난관도 적지 않다.
일단 안전진단에서 B등급 이상이 나와야 수직증축을 할 수 있다. B등급 밑으로 나오는 단지는 현행법상 수직증축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동부이촌동 아파트 단지는 소유주가 실거주하는 비율이 전체 주민의 절반 이하이기 때문에 리모델링 사업 동의서를 받는 과정도 쉽지 않다. 추진위원회가 지난 15일 정식 단체를 구성했음에도 조합 설립까지 10개월 정도 여유 기간을 둔 이유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일단 5개 단지가 모두 리모델링하는 쪽으로 목표를 정했지만, 주민 분쟁이 발생하면 일부 단지는 통합리모델링 사업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의 가장 큰 약점은 층고다. 1980~1990년대 지은 아파트는 스프링클러가 장착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규제가 강화돼 모든 아파트는 천장에 스프링클러를 장착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대개 2.3m 정도인 층고가 10~15㎝ 더 낮아진다. 다만 리모델링에 대한 서울시의 규제는 재건축에 비해 느슨한 편이다. 재건축 때 3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은 250%지만 리모델링 단지는 이 같은 용적률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수평증축이 이뤄지면 동 간 간격도 좁아지지만 이에 대해서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