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고층 건축물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화재 등 안전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사들도 고층 아파트 단지에는 중간 층에 피난안전구역을 설치하며 재난 시 입주민 안전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나온 '2017년 고층건축물 소방특별조사 실시 현황'에 따르면 전국 30층 이상 고층건축물 2315개 중 14%에 달하는 326개가 화재 대비 불량인 것으로 밝혀졌다. 30층 이상 아파트 1839개 중 화재 대비 불량인 아파트는 231개로 13%나 됐다.
고층 아파트의 화재에 따른 경각심이 부각되면서 법적 의무가 없는 준초고층(30층 이상 49층 이하) 아파트에 별도의 피난층인 피난안전구역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피난안전구역은 피난·안전을 위해 건축물 중간층에 설치하는 대피공간이다. 이 구역의 마감재는 불연재료를 사용해야 하며, 내부에는 일반적으로 안전용품과 인명구조기구, 식수 등이 구비해야 한다. 화재나 비상상황이 생길 경우 건물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피난안전구역으로 대피해서 구조를 기다리면 되기 때문에 재난 상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할 수 있다.
이러한 피난안전구역은 건축법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에 30개층마다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0층 이상 49층 이하 또는 높이 120m 이상 200m 미만인 '준초고층 건축물'의 경우는 폭 1.5m 이상 직통 계단을 설치하면 피난안전구역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항을 두어 피난안전구역 설치 의무가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택 수요자들의 안전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준초고층 단지에도 피난안전구역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각 동마다 일부 공간을 피난안전구역으로 설계하는 추세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고층 아파트의 경우 조망권, 일조권이 우수하고 랜드마크 효과가 크다는 장점으로 분양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반면, 안전을 이유로 기피하는 수요자들도 있다"며 "최근에는 피난안전구역을 마련하는 등 건설사도 안전설계에 만전을 기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연내에도 피난안전구역을 적용한 초고층 단지들이 공급을 준비 중이다. 대우건설은 다음달 수원 대유평지구(구 KT&G부지)에서 최고 46층 규모의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총 2355세대 규모로 각 동 25층에 2~3세대씩 피난안전구역이 조성될 예정이다.
전북 익산시 부송동에서는 한화건설이 이달 중 최고 38층 높이의 '익산 부송 꿈에그린'(626세대)을 분양할 예정이다. 규모로 익산 최고층 복합단지다. 각 동 24층에 피난안전구역
한국토지신탁은 대전 중구 오류동 170-15번지 일대에서 최고 32층 '서대전역 코아루 써밋'(154세대)을 분양 중이다. 단지 내 14층에는 피난안전층을 마련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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