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1거래일간 1조339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1월2일~4월6일)동안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7450억원을 순매도했음을 고려하면 단기간 많은 양의 주식을 매도했음을 알 수 있다.
무역분쟁은 미국과 중국 두 국가 사이의 일이지만 미국과 중국 모두 강대국인만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찮다.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밸류 체인에서 수혜가 큰 신흥 아시아의 경우 무역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중간재 수출과 대내 생산재 수출이 높은 우리나라는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제일 먼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한국의 무역 의존도는 63.9%(2016년 기준)로 국가 경제 규모가 비슷한 캐나다(52.7%)와 비교해도 10%가량 높은 수준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G2(미·중)가 한국증시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이 크다"며 "국내 증시가 그간 수출 증가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에 의지해 상승해왔기 때문에 심리적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경우 같은 기간 외국인이 3461주 순매도하며 주가는 5.09% 하락하기도 했다.
G2 무역분쟁 우려를 중심으로 원화 강세, 1분기 실적 부진 등 다수의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FTA-환율-대북 정책 연계 협상 의도가 또렷해지면서 원화 강세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는 중이다. 또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추가적인 강세 경계감도 잔존해 있다. 현재 원화 강세 흐름을 되돌릴만한 뚜렷한 재료가 부재한 상황이다.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현 시점에서 코스피 지수는 당분간 상승에 제한이 예상돼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문다솔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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