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을 맞아 주요 은행의 지난달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은행들이 앞다퉈 차별화된 상품으로 고객 유치전에 나서고 있어 수요자들도 낮은 금리에 전세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기다.
3일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 이들 은행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2조121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2월 8692억원, 올 1월 1조1870억원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안팎의 증가폭이다. 5대 은행의 2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총액은 49조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셋값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규제 강화 이후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전세로 대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도 비대면·실시간 판매 채널을 활용하거나 특화 상품을 선보이며 경쟁이 치열하다.
먼저 카카오뱅크가 올 1월 전·월세 보증금 대출상품을 내놓으며 '메기 효과'를 일으켰다. 출시 49일 만에 총대출액이 1000억원을 넘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주말·공휴일에도 전세보증금의 80%까지 최대 2억2200만원을 연 최저 2.81% 금리로 대출해준다. 신한은행도 최근 출시한 신규 모바일 앱 쏠(Sol)을 통해 '쏠편한 전세대출'을 판매 중이다. 최대 2억2200만원 한도에 연 최저 3% 금리다. 기존 신한은행 전세대출은 아파트만 대상으로 했지만 이 상품은 연립·다세대·주거용 오피스텔 등 모든 주택으로 확대해 서민 수요를 충족시켰다.
농협은행은 비대면 'NH모바일전세대출' 금리를 최저 3.03%까지 인하하면서 고객 모집에 나섰다. 특히 최대 한도 5억원의 대출금을 전세자금이 아닌 생활자금 용도로도 쓸 수 있다는 점이 타행과의 차별점이다. 이 밖에 국민은행의 'KB i-STAR 직장인 전세자금대출', 우리은행의 '위비전세론' 등도 비대면 상품이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신혼부부전세론'은 출시 5개월 만인 3월 말 판매액 3000억원을 넘어섰다. 결혼 전 3개월~결혼 후 5년 사이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전세보증금의 9
우리은행은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함께 임차인 보호를 위한 '모바일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상품을 금융권 최초로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수도권은 전세보증금 7억원 이하, 그 외 지역은 5억원 이하면 모바일 앱 위비뱅크를 통해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