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검사결과 발표
금융감독원이 최흥식 전 금감원장에 대한 하나은행 채용비리 정황을 확인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특별검사단'이 검사한 잠정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앞서 금감원은 최 전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당시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사퇴한 뒤 15영업일 동안 특별검사단을 꾸려 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3년 하나은행 채용 당시 '최흥식 부사장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는 서류전형 점수(418점)가 합격 기준에 1점 미달했는데도 서류전형을 통과한 뒤 최종 합격했다. 이번 결과 발표에서는 최 전 원장뿐 아니라 금융권 인사들의 부정 채용비리 정황도 함께 공개됐다. 현직 하나은행장도 대상이 돼 '함 모 대표님'으로 표기된 지원자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사 결과 함 모 대표는 2013년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부행장)로 있던 함영주 하나은행장이다.
특별검사단장인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김정태 회장으로 추정할 만한 추천 메모도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메모에는 2013년 당시 인사팀장 이름과 함께 '(회)'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최 부원장보는 "회장실 혹은 회장을 의미하는 글자라는 증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측은 즉각 반발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원자도 누군지 모르고 지원자 부모도 모른다"며 "추천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함영주 행장은 "추천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함 행장은 "추후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니 당시 모 시청에 입점한 지점장이 추천한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정부 관계자도 채용비리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감사관 조카'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는 서류전형 점수가 합격 기준에 미달했는데도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해당 인원은 최종 임원 면접에서 점수를 임의로 조작해 합격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