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가 가파른 속도로 증가해 지난달 총 50조원에 육박했습니다.
최근 전셋값이 꺾였다지만 강남 11개구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이 5억원에 달하는 등 높은 수준인 데다 집값 급등에 고강도 대출규제까지 겹쳐 일부 매매 수요까지 전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49조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월 대비 2조1천150억원(4.51%), 전년 같은 달보다 13조6천249억원(38.51%) 증가한 수치입니다.
주요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규모는 불과 2016년 1월 24조2천178억원이었지만 같은 해 8월 30조원, 1년 만에 다시 4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같은 속도라면 이달 기준으로는 50조 원을 무난히 돌파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12월 전국 전셋값이 약 9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달에는 서울 전셋값도 꺾였습니다.
하지만 2∼3년 전과 비교하면 전셋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커진 주요 원인입니다.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서울의 전세가격지수는 105.7로 2년 3개월 전보다 5.7% 높습니다.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4억2천651만원, 강남 11개 구의 아파트는 4억9천490만원이었습니다.
또한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고강도 대출규제가 줄줄이 쏟아져 나오면서 일부 매매 수요가 집을 사기 어렵게 되자 울며 겨자 먹기로 전세 대출을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서울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4
전세 세입자인 오모(33)씨는 "서울 집값이 너무 오른 데다가 LTV가 40%로 묶이면서 도저히 가진 돈으로 집을 살 수 없게 됐다"며 "전세자금대출 말고는 서울에 살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