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로에 선 금호타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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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핵심은 중국 공장이 마이너스 밸류(Value)가 된 것을 산업은행이 정리하더라도 수천억 원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을 누가 플러스 밸류로 바꿔줄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그럴 가능성이 있고 그런 가치를 매겨준 곳이 유일하게 더블스타"라고 말했다. 중국 공장을 정상화할 의지를 가진 곳은 중국 기업뿐이란 설명이다. 이 회장은 "중국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고 상황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한 것을 수출하더라도 중국 시장에 팔아야지 (회사가) 정상화된다"며 "한국 기업이 금호타이어를 매입해서는 풀기 힘든 과제"라고 말했다. 더블스타는 중국 내 4500개 판매망을 가지고 있다. 중국 공장 시설을 개선해서 정상적으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면 중국 내 더블스타 판매대리점 4500개를 통해 팔고, 중국 완성차 업체에도 팔 수 있어 더블스타가 6400억원 투자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채권단이 구주를 팔지 않고 추가 대출을 약속해 당장 8400억원이 들어가 굉장히 빠르게 회생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며 "중국 공장을 플러스 밸류로 빨리 돌릴 수 있다는 얘기이고, 중국 공장을 빨리 돌릴수록 한국에서도 시너지 효과로 이익을 볼 수 있어서 가격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산업은행이 중국 공장을 실사한 상황을 돌이켜보면 타이어 50만개가 불량으로 반품돼 야적장에 쌓여 있는 등 추가적인 공장설비 투자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투자를 받지 않고 중국 공장을 닫으려고만 해도 추가 비용이 수천억 원 들어가야 한다.
이 회장은 "기존 자금을 만기 연장해주고 이자를 낮춰줘서 회수하려면 15~20년 걸리는 조건에 합의한 것은 채권단이 기업 회생에 절대적으로 도움 되는 방향으로 취한 조치"라며 "채권단이 돈을 빨리 회수해 도망가려 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노조 측 주장을 반박했다.
채권은행으로서는 충당금도 다 쌓아둔 만큼 주식을 팔아 처분하고 손 떼는 게 최선이지만 더블스타 자금을 신주 발행으로 받아 오로지 기업 회생에 돈이 쓰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한국GM 처리와 똑같은 사안"이라며 "은행으로서는 손 떼는 게 상책이지만 기업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살리고 한국 산업을 위해 정책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위 '먹튀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회장은 "더블스타가 먹튀를 하려면 6400억원을 투자한 것 이상으로 기술을 빼가야 하는데, 기술 가치가 그 정도는 되지 않는다"며 "생산설비와 시장을 보고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먹튀가 성립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는 차량 모델 하나를 개발하는 데 5000억원이 드는 만큼 기술만 빼간다고도 볼 수 있지만 타이어 기술은 그 정도로 큰돈이 들진 않는다는 것. 또 공장을 들고 외국으로 갈 수도 없고 금호타이어 국내시장 점유율이 30%인 만큼 이것을 활용해 돈을 벌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법정관리를 통해 중국 공장 부실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걸 차단할 수 있다는 일부 주장은 현실성 없는 대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법정관리로 가면) 지급 의무가 중단되지만 본사에서 보증한 현지 여신 지급 의무는 본사에 귀착된다"며 "중국 여신은 못 주고 한국 여신에 대해서만 갚겠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에서도 해당 시나리오를 검토해봤지만 중국과 외교 분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는 구조여서 법원으로 갔다고 해서 바로 중국 채무를 무 자르듯 자를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중국 공장을 파는 방안이 지난해 10~11월 얘기가 나와 '플러스 밸류로 팔 수 있으면 팔자'고 했다"며 "하지만 매각한다고 몇 개월 끌면 그때 들어가는 돈이 더 많고 법정관리를 통해 채무를 차단하는 방안도 유효하지 않은 수단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좋은 방법은 신규 자금이 중국 공장에 들어가서 공장을 플러스 밸류로 돌려 오히려 거기서 돈을 흡수(드레인)해가는 게 아니라 중국 공장에 이익이 되고 본사에도 이익이 되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라며 "그럴 가능성이 있고 그런 가치를 매겨준 유일한 곳이 6400억원을 써낸 더블스타"라고 말했다.
작년보다 헐값에 매각한다는 것도 틀린 얘기라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 작년보다 헐값 매각이라고 얘기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작년보다 조건이 더 좋은 매각"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는 상표권 2750억원을 산업은행이 (더블스타) 대신 내준다는 조건이 있었다"며 "지난해 최종 거론 가격에서 상표권을 빼고 나면 이번에 얘기되는 채권단 지분가치보다 오히려 낮은 구조"라고 말했다. 더블스타 지분가치가 46%라면 한국 측은 지분가치가 3200억원 수준으로 더 낫다는 것. 지난해 최종 매각 가격이 5000억원을 조금 넘었는데 상표권 지급 금액을 제하면 2700억~2800억원에 매각하는 셈이었다는 얘기다.
그는 상표권이 지난해처럼 최종 변수가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변수가 안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호타이어 부실에 대해 도의적·경영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취임하자마자 기존 경영진에 상표권을 포기해 달라고 했고 얘기가 마무리됐다는 것. 이 회장은 "상표권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