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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12일 특약 가입 시 임플란트에 대해 최대 200만원을 보장하고 면책기간 등을 완화한 치아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출시 첫날에만 2만5000개가 팔려 돌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 손해보험회사의 경우 임플란트 1개당 보장금액을 2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실적 감소와 함께 자칫 절판마케팅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우려해 보장 축소에 대한 고민을 쉬쉬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이 시점에 반드시 필요한 고민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쪽에서는 보장 등 혜택을 확대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조정을 조심스럽게 고민하는 셈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주요 손해보험회사에서 올해 1~2월 판매한 치아보험은 월납 초회보험료 기준 250억원으로 단일 상품으로는 보기 드물게 시장 반응이 뜨겁다. 삼성생명이 치아보험을 내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보험사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치아보험을 통해 올린 보험료 수입은 1조4000억원 가량이다. 치아보험 시장은 연평균(2014~2017년) 16% 가량 성장세를 보이면서 ABL생명, AIG손해보험 등 다른 보험사들도 상품 출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아보험 시장이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시장 선점을 위해 보험사 간의 상품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임플란트에 대한 보장을 최대 200만원으로 설계하고 개수 제한 없이 보장하는 치아보험 상품의 등장도 이런 분위기와 맥을 같이한다.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통상 부과하는 면책기간(90일) 없이 가입 즉시 보장이 개시되고 가입 기간에 따른 보험금 축소가 없는 상품 구조도 시장 과열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치아보험은 손해율에 대한 경험치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상품에 대해 사실상 '모험'적인 측면이 다분하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익명을 요구한 보험사 관계자는 "과도한 보장이 시장의 올바른 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소비자 필요가 아닌 상품 경쟁에 따른 보장금액 확대는 추후 시장 실패 시 그 부담(보험료)이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치아보험의 보장금액 확대와 면책기간 요건 완화로 이에 따른 혜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지만, 보험사로서는 과도한 보장에 따른 보험사기 가능성 노출, 손해율 상승으로 인한 상품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떠안게 됐다는 얘기다.
때문에 업계는 치아보험의 돌풍이 반가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 과열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재보험 업계에 따르면 치아보험이 보장 확대로 손해율이 최대 4.3배 가량 높아졌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노동현 스코르 글로벌 라이프(SCOR Global Life) 한국지점 대표는 "치아보험은 가입자 입장에서 보장이 커질수록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시장 측면에서
앞서 삼성생명의 경우 보험료 대비 보장을 크게 강화한 '여성시대건강보험'을 판매해 실적을 크게 올렸지만 과도한 보장으로 손해율이 커지면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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