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한은은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6년 5개월만에 인상한 바 있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미국 정책금리 인상 속도 가속화 등 글로벌 통화정책이 정상화 움직임을 보이며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을 부추기고 있지만, 가계부채의 증가세와 경기회복 불확실성 등이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종합 채권시장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 중 93.0%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또 이날 금통위는 다음달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주열 총재의 마지막 의사결정 금통위라는 점에서 이 총재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만한 발언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경제를 보면 우리경제는 기저효과 등으로 소비가 조정을 받았으나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 산업생산과 투자가 2개월 연속 증가하며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1월 수출은 세계경제 개선에 따른 반도체 등 주력품목 호조와 설 이동에 따른 조업일 증가 영향으로 1년 전보다 22.2% 올라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달 소비판매는 자동차 등 내구재 판매 감소와 이른 추위에 따른 11월 의류 선구매 기저효과로 전월보다 4.0% 감소했다. 이 감소폭은 2011년 2월(-4.1%)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중심으로 기계류 수입투자가 늘면서 8.9%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전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2% 증가해 11월(1.3%)부터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 또한 추가 금리인상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 금리를 또 올리면 가계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말 현재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은 전분기보다 2.2% 늘어난 1450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 공식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1.25~1.50%로 상단이 우리나라 현행 금리 수준과 같다. 미국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해 금리
시장은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보다는 '소수의견' 여부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금리가 동결된다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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