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장된 주요 알트코인 7개의 전 세계 거래량을 살펴보면 대표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업비트에서만 63~90%의 거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20일 전 세계 거래량 점유율 기준으로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SNT), 머큐리(MER), 카르다노(ADA·에이다) 등은 사실상 한국인끼리만 거래 중인 종목이다. 이 때문에 이들 종목은 상승·하락폭이 극단적으로 크다. 지난 한 달간 이들 종목 등락폭은 ADA -61.35%, SNT -65.40%, MER -58.8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0% 정도 하락한 비트코인보다 낙폭이 훨씬 컸던 셈이다.
해외에서는 사실상 투자가 중지된 가상화폐가 국내에서만 거래되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월 12일 미국에서 상장폐지된 메탈코인(MTL)이다. 메탈코인 주요 거래소였던 비트렉스는 상장을 폐지했지만 국내 일부 거래소에서는 아직까지 거래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난 5일에는 하루 등락폭이 94.7%를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극단적인 수준이다. 메탈은 비트렉스에서 상장폐지 공지가 나기 전날인 1월 5일 가격이 1만7500원을 웃돌았는데 현재는 가격이 급락해 3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아예 시장에서 퇴출된 코인도 속속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디직스다오(DGD), 미스테리움, 펀페어(FUN), 라이즈(RISE) 등 5개 종목이 이미 국내 거래소에서 퇴출됐다. 이들 종목 대부분은 입출금 지갑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기술적 지원이 미비해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서 외면을 받았다.
투자자뿐 아니라 시장조사기관에서 낙제점을 받은 코인도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신용평가사 '와이스 레이팅스'에서 가상화폐 74종의 신용등급을 발표했는데 상당수 코인이 D등급을 받았다. 이 중 한 화폐는 국내 거래소 비중이 46.31%에 이른다. 이 종목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사람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인이란 셈이다.
장물로 전락해버린 알트코인이 국내에서 거래되는 사례도 있다. 일본에서 거래소 해킹으로 막대한 손실을 본 종목 '뉴이코노미무브먼트(NEM)'다. NEM 측은 도난당한 코인에 꼬리표(tag)를 붙여서 '장물 코인'이 거래되더라도 쉽게 식별할
해당 거래소가 이런 장물 코인의 꼬리표를 인식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능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도난당한 코인이 국내로 흘러들어와 팔려 나가더라도 이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 전무하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