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됐다가 한국은행 금고로 돌아온 동전이 지난해 급증했다.
15일 한은에 따르면 작년 주화(동전) 환수액은 373억8700만원이었다.
2016년(147억4천400만원)과 견주면 153.6%나 늘어난 것이다.
동전 환수액은 2003년 471억9600만원을 기록한 뒤 뚝 줄어 2005년 106억9600만원까지 내려갔다.
이후 회복하긴 했으나 100억∼200억원 초반 선을 맴돌았고 2015∼2016년에는 각각 136억5100만원, 147억4400만원으로 환수액이 줄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2017년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동전의 누적 환수율도 22.6%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누적 환수율은 500원 동전 발행으로 현재의 주화 체계가 확립된 1982년 이후 발행된 동전 총금액 대비 한은 금고로 돌아온 동전 금액을 의미한다.
지난해에는 동전 발행액이 전보다 45.7% 줄어든 반면 환수액이 많이 늘어난 덕분에 환수율이 올랐다. 동전 환수율은 2006년 23.0% 이후 최고였다.
동전 환수액 증가는 한은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서랍이나 저금통 속에 잠자는 동전을 재유통하고 제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한은은 매년 5월 동전 교환운동을 벌이고 있다.
동전 환수액이 급증한 배경에는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뚜렷한 이유를 찾기는 쉽지 않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이 활발해지며 동전을 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어떤 계층이, 얼마나 환수액 감소에 영향을 줬는지 특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은 본관 리모델링 때문에 지난해 6월 본부를 임시 이사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부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화폐 자동 정사기(화폐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계)를 쓸 수 없게 됐고 이 때문에 한은이 시중은행에 미리 동전을 많이 달라고 요청한 점이 환수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 이사 전인 작년 1분기에 동
팍팍해진 가계 살림살이와도 관련 있다는 분석도 있다.
통상 동전 환수액은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계가 집안에 방치해둔 동전을 꺼내 사용하는 경향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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