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펀드가 글로벌 증시의 조정 흐름에 따른 수익률 악화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펀드가 돋보이는 수익률을 과시하고 있다. 브라질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주가 금리 인상기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는 데다 원유, 철강석 등 최근 원자재값 상승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브라질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22%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보였다.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 여파로 해외 주식형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이 -1.95%로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등한 수익률이다. 연초를 기준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인 것은 브라질 펀드가 유일하다.
브라질 증시에서 금융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은 글로벌 금리 인상기에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서 금융주가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데다 브라질 경기 회복과 함께 기업 이익 상승, 대출 위험도 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브라질 증시에서 금융주가 차지하는 비중만 35%를 상회한다.
실제 국내에서 설정한 브라질 펀드에서도 금융주를 많이 담은 펀드의 성과가 돋보였다. 최근 1개월 수익률과 3개월 수익률이 각각 6.74%, 12.65%로 브라질 펀드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보였던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펀드는 금융주 편입 비중이 33.45%에 달했다.
금융주 상승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도 브라질 증시를 견인하고 있다.
권재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사이클에서 벗어나 하락한 데다 국영 석유회사가 부패 스캔들로 소송에 휘말리는 등 브라질 증시에 악재가 많아 다른 신흥
국에 비해 조명받지 못했다"며 "원유 가격 상승, 석유기업의 흑자 전환 등이 증시에 반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권 연구원은 "지난해 통과됐어야 할 브라질 연금 개혁안이 오는 19일에 또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브라질 증시엔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조언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