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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매일경제와 에프앤가이드가 이날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을 집계해보니 1조클럽은 38곳으로 나타났다. 은행 등 금융사들은 순이익 기준으로 분석했다. 이들 38곳의 이익 합계는 163조4730억원으로 두 달 전(2017년 12월 11일 기준)보다 3조206억원 감소했다. 1조클럽 이익은 올해 상장사 전체 실적의 약 80%를 차지한다.
분석 대상 38곳 중 24곳(63.2%)에 대한 실적 추정치가 내려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2개월 전만 해도 올해 영업이익 65조185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는데 12일 현재 62조8892억원으로 2조2958억원이 감소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예상치 못한 아이폰 판매 부진을 접하자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 추정치를 앞다퉈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의 주요 부품 공급사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예상 실적 하락분이 연간 이익의 3.7%에 불과한 데다 여전히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호조로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릴 것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오너 리스크가 감소한 데다 실적 대비 주가가 저렴해 삼성전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경쟁 심화와 공급과잉 문제를 겪고 있는 자동차와 석유화학 업종 종목도 나란히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현대차의 예상 영업이익은 최근 2개월 동안 6515억원이 내려갔고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3344억원), 기아차(-3286억원)도 실적 조정의 아픔을 겪고 있다. 현대차의 이 같은 실적 조정은 연간 이익의 12.9%에 달한다. 주요 철강 제품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있는 데다 독일과 일본 업체에 밀려 수익성 하락이 나타나고 있는 탓이다.
LG화학(-1274억원), SK이노베이션(-760억원), 롯데케미칼(-372억원)의 예상 영업이익도 내리막이다. 보다 수익성이 높은 화학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미국 에틸렌 설비의 정상 가동이 예상되며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작년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하비' 영향으로 이곳에 밀집된 에틸렌 설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반사이익이 끝나가고 있는 데다 최근 GS칼텍스까지 화학사업 투자를 공언하면서 주요 화학 제품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7조4260억원으로 작년(13조7213억원)보다 2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개월 전보다 1조6973억원이 상향 조정된 수치다. 메모리 반도체 중 D램 수요가 여전히 뜨겁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대규모 데이터 센터 증설·투자에 나서면서 D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C의 D램 수요는 등락이 나타나지만 기업 서버용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올해 상승률을 예상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기준 90%로 삼성전자(70%)보다 20%포인트 높다. 장기적으로 D램 편중 현상을 해소해야 하지만 일단 올해 실적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보다 전망이 좋을 수밖에 없다.
포스코도 최근 2~3년간의 구조조정 노력과 수익성 향상, 중국의 철강 공급과잉 해소로 올해 예상 실적이 오르고 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5조1003억원으로 작년보다 10.4% 증가할 전망이다.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9.9%(작년 3분기 기준)로 보무강철(7.6%), 아르셀로미탈(7%), 일본 신일철주금(2.4%)보다 앞서고 있는데 주가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율 영향이 거의 없다는 점도 호재다. 이재원 KB증권 연구원은 "포스코 매출에서 수
이번 분석에서는 금리 인상기 이자 수익 확대가 나타나고 있는 은행주의 실적 추정치가 나란히 올랐다. 그중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에 대한 전망치가 2개월 새 829억원 올라 가장 많이 뛰어올랐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