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우 대유그룹 회장 |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B프라이빗에쿼티 등 동부대우전자의 재무적투자자(FI)들은 9일 대유위니아와 동부대우전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FI와 DB그룹(옛 동부그룹)이 보유한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를 인수하고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구주 매각가는 기존에 거론됐던 700억~800억원 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유위니아는 우선협상자인 사일-웨일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우선협상권을 상실하자 바로 매각 측과 접촉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대 가전기업인 엔텍합은 관계회사인 사일을 통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웨일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초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사일-웨일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단독 협상 과정에서 동부대우전자의 하반기 실적 부진을 문제 삼아 인수가를 낮춰줄 것을 요구해 왔다. 양측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지난달 31일 우선협상 기한이 만료됐고, 매각 측은 대유위니아를 비롯해 인수전에서 경쟁했던 복수의 인수 후보자들과 접촉했다. 대유위니아는 김치냉장고와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중심의 가전업체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한 3052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2016년 매출 가운데 김치냉장고 비중이 70%에 달해 특정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동부대우전자는 멕시코와 말레이시아 등 해외 주요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40여 개의 판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2013년 동부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함께 인수한 FI와 맺은 주주 간 계약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동부그룹은 인수 당시 기업공개(IPO)와 순자산 규모 유지 조건 등을 지키지 못하면 동부그룹 보유 지분까지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을 FI에 부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존 우선협상자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다른 원매자들과 접촉이 동시에 진행됐다"며 "대유위니아와 매각자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액 규모로 국내 3위인 동부대우전자 인수에 성공하면 대유위니아는 단숨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다음으로 큰 가전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다.
동부대우전자 인수 당시 1350억원을 투입했던 KTB PE 등 FI는 이번 매각으로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신규 자금 투입이 시급한 동부대우전자에 자금을 투입하고 회사가 더 안 좋아지기 전에 투자 회수를 하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FI가 투자금을 우선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