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發 증시 한파 ◆
↑ 6일 급락세로 출발한 한국 증시는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장 막판 낙폭을 줄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54% 내린 2453.31로 마감했으며 코스닥은 0.01% 하락한 858.17로 장을 마쳤다. 달러 대비 원화값은 전날보다 3원 떨어진 1091.5원에 마감했다. KEB하나은행 전광판이 이날 주식시장과 환율 시황을 나타내고 있다. [김재훈 기자] |
정보력에서 앞서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발 증시 조정을 예상하고 미리 손실을 줄인 데 비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갑작스러운 조정 국면에 당황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코스닥시장 활황과 코스피 최고치 경신 등으로 국내 증시에 '낙관론'이 팽배했던 것도 개인투자자들의 대응 속도를 늦춘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4.6% 급락하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자 6일 국내 증시도 이틀째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거래대금이 평소보다 1조원가량 증가하면서 손절매 물량이 쏟아져 나왔지만 다행히 개인과 기관투자가의 '투매'로 볼 수준은 아니었다. 오후 들어선 조정장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전날 4% 이상 하락했던 코스닥지수는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지만 장중 5% 이상 추락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
일단 아시아 주요 증시에 비해 이날 국내 증시가 선방했지만 국내 증시의 방향성은 미국 증시의 조정 폭이 더 크고 기간도 장기화될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81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누적 순매도 규모만 2조3988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8758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은 불과 일주일 새 3조원이 넘는 한국 주식을 처분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2409.38까지 떨어지며 2400선 붕괴 우려를 낳았지만 장 막판 반등해 2453.31로 장을 마쳤다. 실적과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키워왔던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SDI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시장이 급격하게 올라가더니 미국 시장은 2018년 수익을 다 반납했는데 아직 주식이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며 "2017년 변동성이 너무 없었던 해를 지나온 터라 연초를 긍정 시각의 쏠림이 너무 과했던 구간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으로 보면 강세장에서도 전 세계 지수 기준으로 10%의 조정 국면이 발생했다"며 "미국 시장의 경우에는 연준 의장이 교체될 때마다 일종의 발작을 일으켰는데 최근 장세 또한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부담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의 주요 지수가 조정을 받았지만 하락장으로의 추세 변환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설명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조정을 받았는데 상승장 추세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코스피 랠리를 이끌었던 외국인은 최근 일주일 새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데 특히 삼성전자가 속한 전기전자 업종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업종별로는 전기전자(1조9169억원)를 비롯해 화학(1339억원), 건설(847억원), 서비스(480억원), 의약품(372억원) 등에서 순매도 규모가 컸다. 올 들어 코스
종목별로는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1조6796억원어치 팔아치우면서 주가가 24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