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 이어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도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서 'VIP 리스트'를 따로 관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최근 검찰에 이첩한 하나·국민·부산·광주·대구 등 5개 은행 검사 결과 자료에는 하나·국민은행의 특혜채용 의혹 리스트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 2일 심상정, 제윤경 등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도 개별적으로 해당 내용을 구두 보고했다.
하나은행은 2016년 공채 과정에서 55명의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자들은 전원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성적이 명확하게 갈리는 필기시험에서는 49명이 떨어지고 6명이 남았다. 필기시험을 통과한 6명은 모두 임원면접을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면접 점수 '조정' 의혹이 제기됐다. 계열사인 하나카드 사장의 지인 자녀는 임원면접 점수가 4.2점으로 '불합격'이었지만, 이튿날 4.6점으로 높아져 '합격'으로 발표됐다. 사외이사 지인 자녀도 같은 방식으로 합격됐다. 금감원은 필기시험을 합격한 6명은 전원이 합격권이 아닌 점수를 받고도 이런 방식으로 합격했다고 보고 있다. 은행 측은 관리 대상 응시자의 인적사항과 추천자를 함께 기재해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라고 기재된 추천인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거래처의 사외이사'라고 주장하지만, 금감원은 지주사 사외이사 추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5년 신입 공채 합격자 중 20명만 따로 관리한 리스트가 발견됐다. 금감원은 이 중 3명에 대해 특혜채용 의혹이 뚜렷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 사외이사 자녀가 최하위 점수를 받자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합격자 수를 늘리거나 최고경영진의 친인척이 서류와 실무면접에서 합격권 내 최하위 점수를 받았지만 임원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정황이 발견됐다. 나머지 17명도 비고란에 '서류전형 합격 요망' 등 기록이 남아 검찰 수사 결과 특혜 의혹이 추가로 발견될 수도 있다. 비고란
[이승윤 기자 /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