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올해 첫 회사채 자금 조달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한화가 진행한 1000억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5750억원의 금액이 유효 수요 안에 들어왔다. 발행금액의 6배에 가까운 자금이 몰린 것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대표주간을 맡았다.
한화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900억원을 만기 사채 상환에, 100억원을 원재료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 금리는 오는 7일 민간평가사 평균 금리 대비 20bp(0.2%포인트) 낮게 책정될 예정이다. 앞서 한화에너지도 1500억원 규모로 진행한 공모채 수요예측에 9600억원이 들어오며 '대박'을 냈다.
계열사 실적 개선이 이번 흥행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한화는 그룹 지배구조의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화케미칼, 한화생명보험, 한화테크윈 등의 실질적 지배권을 갖고 있다. 계열사의 실적 개선으로 보유 지분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늘었다. 방산, 화약 등 각 사업 부문도 매출과 이익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점들을 반영해 NICE신용평가는 지난달 25일 한화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안경훈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화의 브랜드 수수료 기반이 확대됐으며 편입된 기계 부문도 이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며 "한화테크윈 인수자금 소요에도 부채 비율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차입금 대비 이익 개선 폭이 크다"고 등급 전망 상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흥행으로 한화는 '회사채'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한화는 네 차례에 걸쳐 총 4900억원을 공모채 발행으로 조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그룹 계열사와 자체 실적이 모두 양호해지며 기관투자가들이 한화그룹 회사채를 선호하고 있다. 석유화학과 방산 전망도 밝은 편"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