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명제 전환 첫날 표정
↑ 가상화폐 거래실명제가 시행된 3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서 고객이 가상화폐 관련 안내문에 서명을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
빅2 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도 구체적으로 날짜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신규 투자자 유입을 검토하고 있다. 코인원은 이날 오후 시험적으로 신규거래를 받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신한·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은 가상화폐 투자에 필요한 가상계좌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12월 31일부터 현재까지 가상화폐 투자 희망자는 거래소 회원가입은 가능하지만 가상계좌가 없어 실제 투자는 불가능했다. 신규 투자금 유입이 중단되면서 자연스럽게 최근 한 달간 가상화폐 가격이 꾸준히 하락했다.
물꼬가 터진 건 30일 가상화폐 실명제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업비트와 빗썸 등 각 거래소는 파트너 은행과 함께 실명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실명인증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거래소에서 지정한 은행 계좌를 거래소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본인인증 절차를 거친 뒤 해당 계좌에만 연동되는 신규 가상계좌를 발급해준다. 이후 신규 가상계좌에 투자금을 입금하면 그 돈을 가지고 거래소 내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구매할 수 있다.
이날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한 실명인증 서비스 도입은 우려와 달리 대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당초 실명제 첫날 대규모 전환 신청자가 몰리면서 거래소가 다운되고 실제 거래가 정지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다만 실명확인 인증 절차 중 일부가 지연돼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업비트는 당초 전환 신청 시작 예정시간인 오전 9시에서 20분가량 지연됐다. 오픈한 후에도 인증 과정 중 지연이 발생해 일부 이용자가 불만을 터뜨렸다. 빗썸도 농협은행은 예정된 시간에 오픈했지만 신한은행은 지연됐다. 코인원은 오후 3시께 전산 오류가 발생해 점검하느라 한때 지연됐다.
은행 오프라인 지점에도 큰 혼란은 없었다. 실명 전환을 위해서는 해당 거래소에서 지정한 은행의 계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업비트 가입자라면 IBK기업은행 계좌로만 연동된 신규 가상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실명제 첫날인 30일 은행 지점에 긴 줄이 늘어설 것으로 예측됐으나 이날 은행은 거의 평상시와 다름없었다. 실명제 도입이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투자자들이 사전에 거래소가 거래하는 은행에 계좌를 만들어 놓은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 신규 계좌 개설 절차가 까다로워 불편을 제기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새로 계좌를 만들려면 재직증명서나 본인 명의의 공과금 납입 영수증 등 서류를 챙겨와 급여 통장, 공과금 납입용 통장 등 다른 목적으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주부와 학생 등은 금융 목적을 확인하기 어려워 하루에 거래할 수 있는 한도가 30만원 정도인 한도 계좌로 만들어야 한다.
가상화폐 가격도 급등락하지 않았다. 실명제를 앞둔 29일 저녁 상황을 지켜보려는 심리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며 소폭 하락했는데, 당일엔 큰 변동이 없는 시세 그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