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사진)은 최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WM 고객을 대상으로 열린 '글로벌 투자 전략 세미나'에서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지금까지는 2억원 이상을 예치한 고객에게만 제공돼온 '씨티 모델 포트폴리오' 같은 상품을 올해 안에 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박 행장은 "되도록 빨리 분산투자를 시작해야 복리 효과를 누리고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며 "여윳돈이 적은 고객이나 사회초년생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30대부터 분산투자를 통한 건전한 자산관리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박 행장의 평소 지론과 맞닿은 행보다.
실제로 씨티은행은 올해에 소액 자산으로도 채권·주식·지역별 다각화된 투자가 가능한 모델 포트폴리오 형식 상품을 확대·출시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고객 접근성도 높일 예정이다. 직접 센터를 방문해 상담할 필요 없이 10만원 이상만 있으면 앱에서 글로벌 씨티그룹 전문가들이 선별한 분산투자를 할 수 있다. 박 행장은 "그간 씨티은행 잔액이 5000만원 이상 또는 2억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해온 WM 서비스 문턱이 크게 낮아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1980년대 개인자산관리(PB) 개념을 처음 국내에 소개했다. 이 같은 노하우를 발판으로 이번에는 WM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박 행장은 "씨티은행이 모든 분야에서 시중은행들과 경쟁해 살아남긴 힘들다고 본다"며 "잘하던 걸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133개 지점 중 90개를 폐점해 우려를 샀다. 그러나 강제적인 인원 감축 없이 박 행장이 직접 직원들을 면담해가며 업무 재배치를 마무리했다. 지금은 오히려 WM센터 대형화에 집중하면서 최대 100여 명의 전문가를 상주시키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씨티은행의 위험중립·적극투자형 포트폴리오는 20% 내외 두자리 수의 높은 연간 수익률을 냈다.
박 행장도 고객을 직접 찾아가며 '분산투자'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23일과 25일 서울을 시작으로 다음달 6일까지 인천 부산 대전 대구 등 전국에서 열리는 세미나에서 고객들을 만난다. 그는 "자산 분산은 재무이론의 가장 기본이지만 한국에선 부동산·주식 등 특정 자산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해 위기에 취약하다"며 "그동안 은행 중심, 상품 위주의 단기적 영업을 해온 국내 금융사 관행에서 탈피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고객들에게 자신의 씨티은행 자산관리 현황을 모바일 앱으로 직접 보여주곤 한다. 경영자이자 씨티은행 고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