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러시아·멕시코 등 신흥국 채권이 올해 들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에 접어든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은 이미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해 오히려 금리 인하 여지가 열려 있기 때문이다.
26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선진국 채권 가격이 0.5% 하락하는 동안 신흥국 채권 가격은 0.4% 상승했다. 올 들어 신흥국 채권으로 유입된 글로벌 자금 규모만 90억달러(약 9조6000억원)에 달한 덕분이다. 신흥국 채권은 그간 고금리로 인해 보유 매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 채권값 상승에 따른 매매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대표 격인 브라질 국채를 비롯해 신흥국 채권은 '고위험 고수익'을 찾는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어왔다. 안전한 상품에 비해 몇 배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환경 변화에 따라 가격이 크게 출렁이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브라질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대비 두 배인 18% 수준에 달했다.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한 덕에 채권가격은 급등했다.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흥국 채권 강세가 이어진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확연하다는 이유에서다. 경기 회복은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이는 곧 신흥국의 수출 확대로도 이어진다. 신흥국들의 신용도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신흥국 통화 강세 역시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달러가 약세를 유지하며 신흥국 통화도 안정적인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국채는 선진국과 성격이 다르게 경기 개선세도 물론 중요하지만 통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가 핵심"이라며 "달러가 상반기까지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는 작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진국 금리 인상 기조가 신흥국 국채 투자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 선진국이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