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16년만에 900선을 뚫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실적 기대감이 커진 바이오·헬스케어 종목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 초 800선을 넘은 후 2주동안 급등세가 나타나자 조정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날 901.23포인트로 장을 마감하며, 15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11거래일 중 9일을 상승하면서 급등세를 이어온 덕분이다.
시장을 이끈 건 '셀트리온 3총사'로 꼽힌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과 자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은 이 기간 각각 64.5%, 42.4%, 82.7% 씩 올랐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코스닥 전체에서 20%을 넘는 수준이라 지수에 주는 영향력이 컸다.
다만 900선을 넘은 이후 이들 3개 종목의 상승세가 잦아들면서 코스닥 지수에 대한 단기조정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코스닥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는 21배로 'IT버블' 최고 수준이다. 제약·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시장이 과열돼 증시가 숨고르기를 이어갈 확률이 높다.
외국인의 보유한 제약 업종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이 속한 제약 업종 종목을 연이어 매도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보유한 시총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25%까지 늘어났다"며 "2008년 수준에 도달한 점이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진정돼 환차익을 얻기 힘든 점도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코스닥의 상승 동력은 남아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셀트리온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하향조정됐지만, 코스닥 상장사 전체의 영업이익 예상 규모는 12조원으로 소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IT와 정책 수혜주, 중국 소비주의 전망이 밝다. 대신증권은 연초이후 부진했던 IT, 화장품, 호텔·레저, 음식료,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종목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고, 저가 매력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 새로운 벤치마크 지수인 KRX300에 편입이 예상되는 종목 중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이는 포스코켐텍·솔브레인·메디톡스·포스코ICT 등을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제약·바이오가 쉬는 구간에서도 업종, 종목 순환매를 통해 코스닥의 상승추세가 나타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약·바이오를 제외하면 PER는 12.7배로 작년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다른 업종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적다고 판단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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