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장은 15일 "만약 금융인 중 '금융은 특별하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언제나 옳고 어떠한 경우도 간섭받아서는 안 된다'는 식의 잘못된 우월의식에 젖어 있는 분이 있다면 빨리 생각을 고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혁신 추진 방향' 브리핑에서 그는 '담보대출 위주의 전당포식 영업' '비 올 때 우산 빼앗는 행태'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한 황제연봉'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지배구조' 등을 금융권 적폐로 꼽았다. 금융인의 우월의식에 대한 발언은 "채용비리, 지나치게 과도한 보수,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 금융권에 퍼져 있는 불합리한 관행도 과감하게 쇄신하겠다"고 곁들였다.
최 위원장은 하나금융 회추위 사태에 대한 감독당국의 시각을 묻는 질문에 "금감원이 하나은행과 관련해 제기되는 몇 가지 의혹에 대해 확인·검사 중이고 금감원 입장은 이런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선임 절차를 연기하는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권고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회추위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최 위원장의 발언은 하나금융 회장 선임 절차를 보류해달라는 금감원 요구를 회추위가 받아들이지 않고 면접을 강행한 당일에 나왔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회추위에 한 번 더 생각해볼 것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국은 특정 회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제안이라고 설명하지만 하나금융 회추위와 대립하는 양상이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예정대로 이날부터 이틀간 후보자 면접을 진행한다. 지난 12일 간담회에서 금감원이 '노조에서 조사를 요청한 아이카이스트 부당대출 의혹과 전 은행권 채용비리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1~2주만 선임 절차를 보류해달라'는 취지로 권고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 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15일 오전 해당 권고사항을 공식 공문으로 추가 전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면접 중단 요구는 금감원이 할 수 없고 CEO 리스크가 뒤늦게 불거질 수 있으니 1~2주만 기간을 주면 털고 가자는 것"이라며 "충분히 최선을 다해 말씀드렸고 그럼에도 강행해서 생기는 리스크는 회추위원들의 책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회추위는 당초 공표한 대로 22일 최종 회장 후보를 결정한다. 회추위 관계자는 "22일 최종 후보 선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6일엔 후보자 평가 후 다섯 명 내외의 후보자를 추려 숏리스트를 확정한다"며 "개별 회사의 회장 선임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당국 입장을 액면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면접에는 김정태 회장, 김병호 부회장, 함영주 행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김종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의 금융부문 쇄신 방안에는 2월 중 추진할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최고경영자(CEO) 후보군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CEO 후보군 선정 기준과 평가 기준을 공시하고 후보군에 대한 적정성 평가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주주에게 보고하는 방안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 제고 방안과 사외이사를 다양하게 구성하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 주주제안권 행사가 가능한 소수주주 기준도 '현행 0.1% 이상'에서 완화해 소수주주의 적극적 경영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채용비리는 1월 중 현장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 주가가
[이승윤 기자 /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