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9일(20:2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배럴은 9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서종환 배럴 공동 대표는 제품 기획, 디자인, 생산, 판매, 마케팅에 이르는 전반을 맡고 있다. 서 대표는 일찍이 의류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5년 의류 편집 매장 브랜드 로닌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승환 공동 대표는 재무, 투자, 해외진출 전략을 담당한다. 인터파크 창업 멤버로 합류한 이래 전자상거래 분야에 집중해왔다.
배럴은 워터스포츠 용품 전문 기업이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래시가드 수영복 분야에선 국내 1위 브랜드다.
여름 한 철 장사라고 하기에는 연 매출이 꾸준한 편이다. 해외 여행객 숫자가 늘고 사계절 워터파크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서핑, 제트스키 등 워터스포츠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래시가드 역시 한 때의 유행은 아니라는 것이 배럴의 전망이다. 이 대표는 "아동들도 놀이를 할 때 보온도 해주고 자외선 차단도 해주는 래시가드를 입히는 추세"라면서 "판매 비율로 따지면 20%가 남성인 추세에 맞춰 펑퍼짐한 루즈핏 래시가드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럴은 타사 제품에 비해 눈에 띄는 색상과 디자인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배럴은 원단을 자체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고 원하는 색상으로 염색해서 래시가드를 만든다"면서 "국내 다른 업체들은 이미 염색이 된 원단을 사서 사용하기 때문에 색상 표현은 따라올 수 없다"고 했다.
생산 방식도 다르다. 이 대표는 "국내 업체들이 의류를 생산하면 직접 기획하고 생산하기 보다는 협력업체에게 브랜드를 단 제품을 생산을 맡기고 마진을 주는 체제다"라면서 "배럴은 모든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면서 원가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인 체형에 맞는 제품이 배럴의 강점이다. 이 대표는 "세계적인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지만 배럴 제품이 훨씬 더 착용감이 좋다"면서 "수입 제품은 소매가 길다든지 하의도 안 맞는 단점이 있는데 배럴 제품은 그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대부분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잠수복 소재를 사용한 제품은 해외에 생산을 맡기고 일부 래시가드 제품도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베트남 공장에 맡긴다"고 했다.
국내 생산 공장과는 협력 관계를 잘 구축하고 있다. 판매 시즌이 오기 전에 물량을 준비하는데 초도 물량에 따라 주문량을 조절하는 형태다. 이 대표는 "어떤 패턴이나 디자인이 잘 나가는지 보고 그 제품을 집중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낮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공장을 직접 조종하기 때문에 인기 있는 품목은 바로바로 시즌 주중에도 주문해서 보름 정도면 매장에 유통할 수 있는 탄력적인 시스템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배럴은 이를 '반응생산'이라고 이름 붙였다.
대부분 매출이 래시가드 수영복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다른 제품군도 부실하지 않다. 아쿠아슈즈, 드라이백(방수가방)을 비롯한 방수용품, 선글라스 등 패션 아이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대표는 "이는 배럴이 마케팅 역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라면서 "세련된 마케팅 덕분에 배럴하면 외국 브랜드로 아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객이 스스로 블로그 사용 후기를 통해 마케터 역할을 하는 높은 충성도가 강점이다. 이 때문에 켈로그를 비롯한 2030 여성들에 집중하는 국내외 브랜드가 배럴과 협업을 원한다는 것이 배럴 측 설명이다.
온라인에 집중하는 자체 유통 채널도 강점이다. 이 대표는 "보통 의류 브랜드는 매출 규모를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배럴은 수익성 위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브랜드와 다르다"고 했다.
수익성이 낮은 위탁 판매는 지양하고 직영점도 수익성이 높은 백화점 매장에 집중한다. 백화점 매장이라고 해도 이익이 크지 않다 싶으면 입점하지 않는다.
그 대신 배럴 자체 쇼핑몰에 판매를 집중하고 있다. 판매 수수료 없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창구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체 쇼핑몰 매출 비중은 21%다. 사이트 연간 방문회수는 200만명 규모다.
래시가드 위주 매출구조를 애슬레저(athleisure) 시장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애슬레저는 애슬레틱(Athletic·운동)과 레저(leisure·여가)의 합성어로,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의류를 말한다. 특히 이 시장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나이키는 향후 매출 40%를 애슬레저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업계 2위 아디다스 아성을 깨뜨린 언더아머도 애슬레저에 집중하는 업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래시가드가 아닌 비키니와 팬티 수영복 등 다른 제품도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색조화장품을 비롯한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화장품 시장 경쟁이 심하지만 승산이 있다고 본다"면서 "이미 자외선 차단 제품을 출시했고 방수 기능이 탁월한 색조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배럴이
이 대표는 "올해 목표는 화장품 시장 진입에 성공하고 12억원 규모 매출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