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통화를 선호하면 가격에 민감하다고 보고 신용도를 높게 평가합니다. 통화 송·수신 비율이 낮을수록 부도율(연체율)이 증가합니다."(카리브해 국가들이 통화 패턴을 분석한 신용도 평가 사례)
앞서 소개한 평가 사례와 같이 통신료 납부 정보를 비롯한 통화 패턴 등 통신정보에 기반한 이른바 '통신 스코어' 활용이 초읽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향후 신용거래 정보 부족으로 신용등급 판단이 어려운 사회초년생에 대해서도 신용평가가 가능해져 금융(대출) 이용 시 불이익이 줄어들고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통신정보로 신용등급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되는 '통신 스코어' 활용 대상이 올해 SK텔레콤까지 확대된다. 통신 스코어는 리스크(연체 등) 판별을 비롯한 다양한 목적으로 통신정보를 활용해 통계적 기법으로 모형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권에서 가장 많이 신용관련 정보를 활용하는 곳은 나이스평가정보로 연내 이곳에 이동통신 3사의 모든 통신 스코어가 집중될 예정이다. 통신 스코어 활용을 위한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나이스평가정보에는 현재 알뜰폰 사용자 정보를 제외한 LG유플러스 모바일과 KT유·무선 이용자의 통신 스코어가 집계되고 있다. 올해는 SKT의 정보도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이들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통신 스코어 산출에 필요한 정보 값을 받아 개인의 신용등급이나 평점을 평가하고 이를 금융회사에 제공하고 있다.
정영욱 나이스평가정보 CB운영실 차장은 "통신정보는 전세계 거의 모든 인구가 범용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비금융정보와 차별성을 가지며 동시에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통신정보를 기존 개인신용평가 모형에 반영할 때 신용정보 부족자의 스코어 산출이 가능하며 통신정보를 포함하면 기존 스코어의 성능을 더욱 높일 수 있어 연체율을 낮추고 승인율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통신정보를 신용평가에 적극 활용하는 국가는 멕시코, 칠레, 브라질, 가나, 탄자니아, 말레이시아, 터키,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있다. 2015년 카리브해 국가들이 진행한 휴대폰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 연구에서는 75% 수준의 승인율(대출)을 유지하면서 연체(90일 이상)를 41% 경감시키는 효과를 봤다. 통화패턴은 주간 및 심야 통화지역의 시계열 분석을 통한 신변 변화에 대한 판단이라든지, 심야 시간대 유흥지역 등 위치 변동 파악을 통한 리스크 수준 측정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통신정보를 통신요금 성실 납부 정도로 신용평가에 단순 활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이미 통화패턴 등 통신정보를 광범위하게 신용평가에 활용해 연체율 개선 등에 효
다만 금융위원회 등 정부당국에서 민감한 개인의 통신정보를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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