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올해 예상 실적을 감안하면 네이버 주가가 경쟁사 대비 덜 올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조4286억원이다. 작년(1조2147억원) 대비 이익 증가율은 17.6%로 추정된다.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 증가폭이 크게 확대되는 셈이다. 실적 증가에 탄력이 붙으면서 주가는 사상 첫 100만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네이버에 가속도가 붙은 것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사업 중 클라우드의 성장성 덕분이다. 네이버는 아마존 모델을 좇아 클라우드 서비스에 투자해왔다. 클라우드는 외부 업체의 인터넷 등을 통해 필요한 정보기술(IT) 자원을 탄력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뜻하는데 최근 주요 IT 기업들의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를 담당하는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매출 비중은 10%에 불과하나 영업이익 기여도는 36%에 이를 정도로 마진이 높다.
아직 네이버 영업이익에서 클라우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네이버가 공공기관 중심으로 고객들을 확보해 성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각 기업의 핵심 정보를 저장해주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인 만큼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은 '보안 기술'이다. 정부도 이를 감안해 보안 인증 관련 조건을 까다롭게 해놨다. 국내 업체 중에선 인증을 획득한 네이버와 KT가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를 양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정부, 학교, 병원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관련 기업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데 KT 외에는 국내 경쟁사가 없다"며 "올해부터 공공기관 중심 수주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네이버는 AI를 '무기'로 주요 대기업과 손잡고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LG전자의 AI 스피커에도 음성 비서 플랫폼인 '클로바'를 탑재한 것이다.
네이버의 AI 기술은 이미지와 음성 검색의 정확도를 높여 검색 광고 매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작년 11월 사물 인식을 통한 검색 서비스 '스마트렌즈'에 이 같은 기능을 결합시켰다. 보다 정밀한 검색을 구매로 연결시켜 자체 전자상거래 관련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2015년 6월 네이버페이를 출시했는데 작년 상반기까지 가입자가 1600만명을 돌파해 국내 간편결제 가운데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페이가 포함된 IT 플랫폼 부문은 고속 성장세를 타고 있다. IT 플랫폼 매출은 2016년 4분기 390억원에 불과했지만 작년 4분기 690억원에 이어 올 4분기 1110억원으로 사상 첫 분기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광고(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은 같은 기간 32.2% 늘어나 올 4분기 649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국내 광고 시장의 정체로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의 성장률은 다소 하락하지만 전자상거래 등 IT 플랫폼 사업이 이를 만회하면서 네이버의
그럼에도 네이버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9.2배로 아마존(78.4배), 알리바바(36.2배), 국내의 카카오(65배)보다도 저평가돼 있다. 수익성을 뜻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네이버가 올해 20.3%로 추정되며 이는 아마존(13.2%)보다 한 수 위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