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노조 파업·원화 강세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현대자동차를 외국인과 기관이 지난 한 해 동안 쌍끌이 매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잇단 악재로 주가가 추락했지만 향후 반등 가능성을 보고 사전에 저가 매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올해 현대차 실적이 그간의 부진을 딛고 턴어라운드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은 2017년 한 해 동안 현대차를 7546억원(외국인 7098억원, 기관 4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가장 많이 샀던 상위 종목 3순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 1년간 현대차 주가는 4.0% 오르는 데 그쳤다.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개인이 무려 7428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이 컸다. 현재 현대차 주가는 1년 전과 비슷한 14만~15만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움직임에 대해 시장에서는 '저가 매수론'에 비중을 두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올해 판매목표(467만5000대)를 지난해 목표치(508만대)보다 8.0% 낮추기는 했으나 2012년 이후 지속돼 온 실적 감소세가 지난해를 끝으로 막을 내릴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연결기준 올해 현대차 영업이익(5조6531억원)이 지난해(5조511억원)보다 11.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 매출액은 100조6598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연매출 100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이보다 많은 매출액 105조1420억원, 영업이익 6조2856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속에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인데,
중장기적 관점에서 점차 실적 개선 흐름에 주목하며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