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공아파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신인 대한주택공사가 서민주택을 위해 지은 보급형 아파트다. 대부분 정부가 조성한 공공택지 위에 건설됐고, 주변의 민영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했다. 과거 '저소득층 주택' 이미지가 강했던 주공아파트가 최근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건 대부분 완공 30년이 지나면서 재건축 단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신문이 24일 자체 집계한 결과, 현재 남아 있는 주공아파트는 전국에 걸쳐 1000여 개 단지(임대 포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서울에는 80여 개 단지가 남아 있다.
1000가구 이상 대규모 주공 단지만 추려도 개포동, 반포동, 잠실동, 둔촌동, 명일동, 번동, 등촌동, 가양동, 구로동, 월계동, 상계동, 중계동, 하계동, 창동 등지에 41개 주공아파트 단지가 산재해 있다. 주공아파트 투자의 승리 방정식은 다수 전문가들도 '일리 있는 얘기'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 센터장은 "재건축 투자의 핵심은 입지와 대지지분인데 주공아파트는 두 가지 핵심 요소를 모두 갖춘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고 센터장은 "재건축으로 건물이 바뀌어도 입지는 바뀔 수가 없는 건데 과거 대규모 택지지구와 신도시의 '시범아파트' 격인 주공아파트는 대부분 최적의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주공아파트 투자는 올 들어 투자자들 사이에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둔촌주공아파트는 올 한 해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하면서 관심을 받았고, 개포 저층 주공단지는 가파른 상승세로 '강남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 |
↑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소재 과천주공아파트 4단지 전경. [매경DB] |
부동산114가 지난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개포동 아파트 시세는 3.3㎡당 5412만원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강남구 압구정동이 3.3㎡당 5274만원, 서초구 반포동이 5158만원을 기록하며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강남 최대 주공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는 '개포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이 남아 있는 재건축 투자 '주공'아파트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상계주공아파트와 과천주공아파트 등이다. 상계주공아파트 대표단지인 3단지는 가장 넓은 고층 109㎡ 시세가 5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매물이 많지는 않지만 호가는 모두 6억원을 넘어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단지 저층은 3.3㎡당 1707만원, 고층이 3.3㎡당 1625만원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상계주공아파트 단지 최남단에 위치한 민영아파트인 상계미도아파트의 3.3㎡당 가격(1165만원)을 크게 상회하는 액수다. 이는 상계주공3단지가 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노원역을 바로 옆에 끼고 있고, 민영아파트에 비해 대지지분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이다. 같은 해인 1988년에, 15층이라는 같은 높이로 지척에 세워진 두 아파트지만 상계주공3단지(고층)는 111㎡의 대지지분이 57.8㎡(17.5평), 미도아파트는 115㎡의 대지지분이 47.9㎡(14.5평)로 꽤 차이가 난다.
상계동에 위치한 미도공인중개사 대표는 "미도아파트는 옛날 아파트임에도 화장실이 2개 있는 등 나름대로의 편의성이 있지만 대지지분과 단지 규모 면에서 주공아파트의 시세가 더 높고 찾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경기 과천시 별양동 정부과천청사역(지하철 4호선) 인근에 위치한 과천주공아파트 단지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19
[전범주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