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세에 허덕이던 화학주 3인방이 길고 길었던 터널의 끝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정밀화학, 휴비스, 금호석유화학이 그 주인공이다. 코스피가 부진하던 11월 이후 이 세 기업의 주가는 평균 40%가량 치솟았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 주가는 이날 6만1600원을 기록했다. 전날 대비 3.14% 떨어지긴 했지만 4만250원이던 10월 31일에 비해선 53%나 급등한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같은 기간 주가가 40.1%나 올랐고, 휴비스 역시 28.2%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오히려 3.7%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회사의 주가 상승세는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이들 기업은 최근 수년간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대형 화학회사들이 선전하는 상황에서 유독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력 제품이 세계적인 공급과잉에 시달리며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롯데정밀화학, 휴비스,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는 제품군의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될 조짐이 보이면서 제품 가격 역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주력제품인 ECH 시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CH는 접착제, 도료 등에 쓰이는 에폭시수지의 원료로서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생산능력 기준 점유율 83%를 기록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단·장섬유를 생산하는 휴비스도 내년부터 2020년까지 업황 개선 사이클에 올라탈 것으로 예상된다. SK케미칼과 삼양사가 화학섬유 부문을 떼어내 만든 휴비스는 2012년 상장 후 꾸준히 실적이 악화된 바 있다. 2012년 58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51억원까지 급감했다. 그러나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휴비스 영업이익은 316억원으로 회복된 뒤 내년엔
금호석유화학도 최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상승세다. 올해 금호석유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2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39.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엔 이보다 더 늘어난 2667억원, 2019년엔 3299억원까지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