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진에어 시초가는 2만8650원으로 공모가인 3만1800원에 비해 9.9% 낮게 시작했다. 이후 최저 2만6000원까지 떨어졌다가 2만9600원까지 오르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이날 진에어는 시초가 대비 200원(0.7%) 오른 2만8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저비용항공사(LCC)들에 비해 제주항공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3배 수준으로 낮다"며 "단기적으로는 PBR 11배 수준이었던 진에어에 대해 국내 LCC 기준으로 키 맞추기 현상이 벌어졌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장한 기업들이 상장 직후에 변동성이 큰 모습을 나타내 주가가 오버슈팅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진에어를 비롯해 항공업계 4분기 실적은 좋을 것으로 예상돼 크게 우려할 만한 이슈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경쟁사 대비 비용 구조가 안정적이고, 원가 경쟁력도 높기 때문이다. 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통해 항공기를 임차하고 정비받고 있어서다. 또한 국내 LCC 중 유일하게 393석 규모 중·대형기를 도입해 하와이와 호주 등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여행 수요가 집중될 땐 단거리 노선에 중·대형 항공기를 투입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2013년 71억원에 불과하던 영업이익은 2014년 169억원, 2015년엔 297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엔 523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 3년간 연평균 영업이익 성장률은 76%, 매출 성장률은 45%에 달한다. 올해 3분기까지는 누적 영업이익 780억원으로 이미 작년 수준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도 12%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다. 이런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진에어가 영업이익 937억원을 기록하고, 내년엔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진에어 주가는 4만원까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 수준으로 산정했는데, 20배 이상 부여받고 있는 중국과 인도 경쟁사들에 비하면 과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어 "내년 진에어의 실적 성장률은 글로벌 LCC 업체 중 최상위권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진에어는 이번 상장으로 얻는 현금을 신규 기재 도입에 투입해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새로운 리스회계 기준인 IFRS16이 도입되는 2019년에도 부채비율이 200% 초반대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분석대로 진에어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경우 국내 LCC업계 1위 업체인 제주항공에도 긍정적이다. 그동안 제주항공 PER가 내년 실적 기준으로도 10배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 관심이 낮았는데 진에어 상장으로 재평가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내년엔 티웨이항공 역시 상장이 예정돼 있어 LCC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점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에도 진에어 상장은 호재다. 진에어 최대주주는 지분 60%를 보유한 한진칼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지분가치 수익은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그룹에 대규모 자금
한편 이날 항공주 주가는 진에어 상장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주가는 이날 각각 250원(0.79%), 100원(0.28%) 하락한 3만1550원, 3만5050원에 거래가 마감됐으며, 아시아나항공은 1.75% 하락한 448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윤진호 기자 /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