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1.5%로 인상 / 환율·채권시장 영향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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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헌 NH농협은행 FX딜링팀 딜러는 "금통위의 금리 인상 의견이 만장일치가 아니라 향후 급격한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빠지면서 원화값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앞서 외환시장에서는 한은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선(先)반영돼 원화값이 급등했지만, 이날 금통위에선 '금리 동결' 소수 의견이 나왔다. 시장은 이를 '원화의 금리 인상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는 해석이다. 오빛나래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추가 금리 인상은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발언을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은 확실히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일 활황이던 국내 증시의 하락도 환율 약세를 자극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날 미국 정보기술(IT) 주식의 하락세에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 주식·자산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고 원화도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원화가 강세였던 지난 29일 수출업자들이 네고 물량(달러화 매도 물량)을 쏟아내 이상 급등을 보였던 원화값이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수출업자들이 달러를 내다 팔아 원화로 환전하면서 달러당 원화값이 급등했다가 다시 균형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전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달러당 원화값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화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경제지표가 나쁘지 않은 만큼 내년에도 원화값은 달러당 1050~1090원대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채권시장도 기준금리 상승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기준금리 인상 발표 이후에도 시장금리에 큰 변화가 없었다. 연말께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금리에 충분히 선반영돼 있어서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상무는 "시장 참여자들의 합의가 기준금리 상승 전부터 오른 상태로 이뤄져 있었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도 마찬가지 생각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수익률은 각각 1.2%, 1.3%대 수준이었다. 작년 말부터 채권수익률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현재는 각각 약 2.1%, 2.5%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2.112%, 2.480%로 마감한 3년물과 10년물 국고채 수익률은 한은의 금리 인상 발표 후 오히려 하락했다. 30일 3년물·10년물 국고채 수익률은 각각 2.075%, 2.477%로 마감했다. 박성원 KB증권 기업금융본부장은 "채권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지금 시장 금리는 이미 두 번 이상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회사채 발행은 시장 금리가 더 오르기 전인 내년 초에 늘어날 전망이다.
[김종훈 기자 / 정주원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