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규제 강화 / 내년 대출규제 앞둔 분양시장 ◆
![]() |
↑ "대출규제 전에 내집 마련"…견본주택 주말 북새통 내년부터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강화가 예고된 가운데 규제 전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실수요자들이 움직이면서 분양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문을 연 동탄역 파라곤 견본주택. 주말 사흘간 3만4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사진제공 = 동양건설산업] |
26일 동양건설산업에 따르면 지난 24일 동탄2신도시에서 개관한 '동탄역 파라곤' 견본주택은 3일간 3만4000여 명이 방문하며 주말 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근 공급과잉 우려로 동탄2신도시 인근 시장 분위기가 밝지 않음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같은 현상은 동탄역 파라곤 입지가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날로 강해지는 추세와도 무관하지 않다.
동탄역 파라곤 분양 관계자는 "실수요자와 투자자 구분 없이 관심이 뜨거웠다"며 "아파트 자체에 대한 문의도 있었지만 바뀌는 정부 대책, 특히 대출 규제 관련 질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25일 진행된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 미계약분 모집에는 180가구 모집에 1500명 이상 인파가 몰려들었다. 최근 서울에서는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 청약이 100% 가점제로 바뀌면서 미계약분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의 미계약분 모집 관련 정보는 전날부터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신DTI와 DSR는 투자 목적이든 실수요든 이와 관계없이 주택 구입에 활용할 수 있는 대출 한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주택 구입 희망자라면 제도 시행 전에 움직이는 것이 조금이라도 유리하다.
신DTI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지금 분양하는 단지는 회피하기가 어렵다. 분양 계약 체결부터 첫 중도금 대출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반면 DSR는 내년 3분기까지는 시범운영하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
신DTI와 DSR 모두 가계부채 경감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주택 매수를 원하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정책이다. 자칫 선의의 실수요자 피해를 양산할 것이란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건설업계 전망이 밝지 않다"며 "새로운 규제까지 더해지면 주택을 구매하려는 실수요자의 초기 자금 부담이 커져 주택시장 분위기는 더욱 어두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강화를 앞둔 가운데 주택 공급을 주도하는 건설업계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속도전에 돌입했다.
리서치기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2월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 물량은 7만4982가구로 12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분양이 몰렸던 지난해 5만3430가구와 비교해도 2만가구 이상 급증한 것이다. 서울로 범위를 좁혀봐도 6149가구로 전년(3535가구) 대비 71% 증가할 전망이다.
전통적 비수기로 분류되는 12월임에도 규제 강화를 우려한 건설사들이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 추가 규제로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업계 전반적으로 연내 급한 물량은 마무리 짓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분양 밀어내기가 끝나는 내년 초부터 분양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내년 신DTI가 시행되면 대출이 막혀 시장이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주 물량도 계속 늘기 때문에 강남 등 인기 지역으로는 돈이 몰리고,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쌓이는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