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1000만원 첫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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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26일 오후 8시(한국시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1006만8000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날 비트코인 가격인 87만9000원의 12배 수준이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10월 12일 600만원대, 10월 22일 700만원대, 11월 2일 800만원대를 각각 넘어섰다.
2009년 만들어진 비트코인은 총발행량 2100만 비트코인으로 총량이 정해져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이 광을 파내려 가야 하는 석탄처럼 총량에 가까워질수록 채굴(비트코인 생성)이 어려워진다. 현재 약 1750만 비트코인이 발행되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전부 발행되는 시점을 2150년 즈음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이득을 얻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거래소 간 환차익이다. 거래소마다 환율이 다르기 때문에, 환율이 낮은 곳에서 싸게 비트코인을 많이 산 다음, 그 비트코인을 환율이 높은 거래소로 이동시킨다. 그리고 달러화로 환전해 환차익 수익을 낸다.
주식시장의 거래와 마찬가지로 싸게 비트코인을 구매해 보유하고 있다가 값이 오르면 내다 파는 방식도 있다. 작년 이맘 때 비트코인을 구매한 뒤 가격이 폭등한 현시점에 12배의 이득을 보고 되파는 식이다. 세 번째 방식은 서로 다른 코인에 투자금을 이동시켜가며 투자하는 방식이다. 가상화폐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등 100여 종이 넘는 코인들이 존재한다. 매수·매도량이나 공급량에 따라 각 코인의 가격이 바뀌는데, 한 코인이 낮아지면 그 코인에 투자하고 다른 코인의 가격이 높아지면 해당 코인을 처분하고 옮겨 가는 식이다.
가상화폐 업계는 또 다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캐시에 몰렸던 매수세가 다시 비트코인으로 돌아온 것을 이번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유망주로 꼽히던 비트코인캐시가 최근 급등락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비교적 안정적인 비트코인으로 투자심리가 되돌아섰다는 해석이다. 비트코인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9월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연내 개시하기로 하면서부터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증권·원자재 거래가 이뤄지는 CME가 블록체인 상품을 만든다는 것은 비트코인을 주류 금융 상품으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의 가상화폐 공개발행(ICO) 규제도 오히려 가상화폐 희소성을 부각시켜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 됐다.
지난 23일 일본이 2018년부터 비트코인을 기업회계원칙에 반영하기로 결정한 것도 호재다. 지난 4월부터 일본은 '자금결제법'을 시행하고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상승 여력이 더 남아 있다고 본다. 투자업체인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공동창업자 겸 투자전략가 톰 리는 "내년 중반쯤 비트코인 가격이 1만1500달러(약 1250만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는 지난 8월 비트코인이 내년에 6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예상치를 2배가량 상향조정했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회의론적인 시각도 많다. 울리히 슈테판 도이치뱅크 수석전략가는 최근 로이터와 인터뷰하면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이렇게나 과장돼 시장에서 무시무시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이 놀랍다"며 "개인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을 투자 종목으로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엄청나다"며 "지난 21일(현지시간)만 해도 비트코인은 단 2시간 만에 500달러가량 급락했다가 재빨리 회복하는 등 기존 상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26일 코인마켓캡 기준 167조8186억원을 넘어서며 여러 종류의 가상화폐 가운데 거래량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 이더리움은 49조9999억원, 3위 비트코인캐시는 29조9416억원을 기록 중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는 있지만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크다. 실제 최근 국내 일부
정부당국은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정부는 가상화폐를 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투자자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며 "가격 급변동으로 인한 손실 발생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