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보젠코리아가 자진 상장폐지에 재도전하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알보젠코리아는 주당 2만9000원에 115만여 주(지분 9.74%)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매입기간은 이날 장 마감까지며 지분을 다 사들이는 데 최대 333억원이 들어간다.
공개 매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알보젠의 보유지분은 87.27%에서 97.00%로 확대,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 95% 이상에 도달한다. 알보젠은 이번 자사주 매수가 의사결정 속도와 경영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 4월에도 자진상폐를 계획했지만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했다. 예고치 않은 상황에서 회사가 상장폐지에 나서자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확산된 것. 이에 공개매수도 목표했던 수준(14.53%)을 크게 밑도는 4.8%를 사들이는 데 그쳤다.
이번 역시 지분 확보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현 주가(전일 종가 2만8350원)가 공개매수 가격보다 낮음에도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불만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은 특히 회사가 공개매수를 위해 소위 '통정매매'를 활용, 주가를 인위적으로 억눌렀다고 꼬집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타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고공행진 하는 동안 알보젠코리아의 주가는 올해 초 대비 19.6% 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의약품업종 지수의 상승률인 67.9%는 물론 코스피 상승률인 24.9%와 비교해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주들은 공개매수 마지막날인 이날에도 좀처럼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있다. 주식투자 온라인 커뮤니티나 종목토론 게시판 등에서는 회사가 자전거래를 통해 거래량을 늘리고 있으며 절대 응해서는 안된다는 소액주주들의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난 5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점도 주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주주환원정책을 철저히 배척하고 회사의 경영 편의만을 위한 자진상폐가 가당키나 하느냐
한편 알보젠코리아의 3분기 말 미처분이익잉여금은 640억원, 현금성 자산은 63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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