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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말을 기점으로 코스피 대형 정보기술(IT)주에 치중됐던 증시 랠리가 한 번쯤 중소형주로 옮겨붙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증시에 본격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면 미리 중소형주 펀드에 돈을 태운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과실을 따먹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6일 에프앤가이드와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주(10월 30일~11월 3일) 국내 주식형 펀드 주간 수익률 순위에서 중소형주를 대거 편입한 펀드가 상위 5개 차트를 모두 차지했다. 삼성코스닥150 1.5배레버리지펀드,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 메리츠코리아스몰캡펀드, 한국투자롱텀밸류펀드,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연금저축펀드가 일주일 새 모두 3%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1년4개월 만에 700 고지를 넘은 코스닥 열풍에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이 잇달아 동반 상승한 것이다. 하이중소형주플러스펀드, NH-아문디Allset성장중소형주펀드, 플러스텐배거중소형주펀드는 1년 수익률 기준으로도 20%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이제 투자자 관심은 중소형주 펀드 랠리가 앞으로도 계속될지에 쏠리고 있다. 증시에서 보는 유력 시나리오 중 하나는 연말부터 IT 중소형주와 의류 등 경기 민감 소비재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논리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은 "연초부터 지금까지 코스피 IT주가가 평균 40% 가까이 올랐지만 코스닥 IT주는 9%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며 "실적이 탄탄한 중소형 IT주 위주로 주가가 뜰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소비 회복세가 올라오는 게 보인다"며 "IT 중심 대형주 장세에서 소외된 의류업체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9.6배에 불과해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많이 오른 대형 IT주에 태운 자금을 일부 차익 실현하고 새로운 투자 대상을 찾는 과정에서 저평가 매력이 있는 중소형주가 가장 먼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희봉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은 "중소형주가 많이 편입된 가치주 펀드 등도 함께 주목할 만하다"며 "최근 코스닥시장의 꿈틀거림은 투자자 관점에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코스닥시장 살리기에 나선 점도 중소형주 펀드 미래를 밝게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가 향후 3년간 30조원을 풀어 벤처 활성화에 나선다는 소식에 코스닥시장이 자극을 받은 측면도 있다.
최두남 밸류시스템자산운용 팀장은 "코스닥에 우호적인 증시 분위기가 지속되면 연말에 큰 조정 없이 코스닥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견해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변동성을 싫어하는 투자자는 바이오 종목이 다수 담긴 펀드는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셀트리온, 신라젠 등 바이오 종목은 가파른 주가 상승을 보이며 코스닥을 끌어올렸지만 주가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년 새 주가가 3~4배 오른 종목도 많아 주가 그래프가 더 상승 곡선을 그릴지를 놓고도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실제 이날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전일 대비 6.71% 하락한 주당 14만500원에 마감했다. 바이로메드 주가는 전일 대비 3.05% 하락해 주당 13만6800원에 장을 마쳤
다수의 시장 참가자들이 바이오 산업 미래를 밝게 보고 있지만 종목 관점으로 접근할 때 이들 기업 상당수가 아직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단기 주가를 예측하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