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서 주목하는 '탄소배출권거래제(ETS·Emission Trading Scheme)'가 시행 3년차를 맞은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탄소배출권 시장 플랫폼이 만들어졌다. 친환경·에너지 컨설팅업체 에코시안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탄소배출권 시장 정보 및 장외거래 플랫폼을 열었다고 밝혔다. 국내외 탄소배출권 시장분석·금융공학에 기반한 대응전략 컨설팅·기업 간 탄소배출권 장외거래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플랫폼이란 간단히 말해 수요·공급자를 비롯해 분석 전문가와 각종 정보 등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요소가 한데 모여 거래와 서비스 교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는 온라인 공간을 말한다.
김태선 에코시안 센터장은 "적용 초기 단계인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라며 "플랫폼의 강점은 단순한 분석이 아니라 리스크에 대한 금융공학 기법과 파생상품을 이용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구체적인 기업 대응전략 컨설팅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출권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 선물을 매입하는 식의 전략으로 가격상승 위험을 피한다는 얘기다. 에코시안은 앞서 6월 회사 내 금융공학·리서치센터를 통해 국내 최초로 탄소배출권 종합가격지수(KCPI·Korea Carbon Price Index)를 개발한 바 있다. 주식시장 대표지수인 KOSPI처럼 KCPI는 탄소배출권 거래가격 동향·시장 예측을 포함해 투자 성과 평가를 위한 기준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회사 측 계획이다.
김태선 센터장은 "탄소배출권 시장은 수만t에서 수십만t까지 거래되고 수십억원의 비용 절감과 낭비의 선을 오간다"며 "내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가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장외시장을 통해 매매 정보·거래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 활성화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ETS는 정부가 대상 기업에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총량을 정해주면 해당 기업들이 자체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배출권 거래를 통해 탄소배출을 감축함으로써 총량을 맞추게 한 제도다. 연간 2만5000t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업체는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해서 현재 599여개 기업이 해당된다.
배출권은 한국거래소(KRX)를 통해 장내 거래하거나 대상 가업들이개별적으로 장외 거래를 할 수 있다. 현재 참여 중인 공공 금융기관(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을 제외한 금융투자업자와 일반투자자는 배출권거래법 시행령 부칙 제2조에 따라 2021년부터 시장에 참여할 수 있어 시장
건설·부동산 부문의 경우 건설사가 ETS 의무 대상기업이 아니더라도 자사 건물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등의 설치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일 경우 배출권 거래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탄소배출권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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