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또 사상 최고
20일 매일경제신문이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기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271개 종목의 연초 이후 10월 18일 종가 기준 잠정수익을 집계한 결과 23조378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 5조3400억원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이다.
종목별로 따지면 삼성전자에서 전체 수익의 52%에 달하는 12조167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 주식을 23조4241억원 갖고 있었는데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급등하면서 현재 가치는 35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국민연금에 많은 수익을 안긴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추정 수익이 2조6201억원에 달한다. 수익률은 삼성전자보다도 30%포인트 가까이 높은 81.0%다.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투자수익 가운데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82.9%이고 상위 20개 종목 비중이 94.5%, 상위 30개 종목 비중이 99.7%다. 전체 2000여 개 국내 상장 주식 가운데 대형주 30개 종목에서 거의 모든 수익을 얻은 것이다. 투자액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4.3%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내 주식 이외 해외 주식, 국내 채권, 해외 채권, 대체투자에서 약 20조원을 벌어들였다. 따라서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에서만 이미 23조원을 벌었기 때문에 연간 전체 기금운용 수익은 4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연금이 추가적으로 국내 주식 투자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자산배분 목표 비율은 연말까지 19.2%이고 목표치와 괴리율 허용 범위가 ±5%포인트인데 이미 국내 주식 비중은 21.0%에 달한다.
국민연금의 올해 누적 수익률은 7월 말 기준 6.0%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10%대 수익률 기록도 가능할 전망이다. 1999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처음 설립된 이래 연간 수익률이 10%를 넘은 것은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10.4%를 기록한 것이 유일하다. 다만 당시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 토막 났던 주식 가치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기저효과'가 컸다. 따라서 올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다면 보다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이란 평가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성과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연금 운용을 총괄하는 기금운용본부장(CIO)의 부재가 3개월 넘게 장기화하고, 지난 2월 말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을 전후로 운용 전문인력이 끊임없이 이탈하고 있어서다. 앞으로도 우수한 성과를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이유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인사가 다음달에 마무리돼야 기금운용본부 CIO 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 정상적으로 CIO 공모 절차를 거치면 최소 2개월은 소요되기 때문에 연내 CIO 선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식시장은 국내나 해외 모두 10~20% 이상 올랐고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졌기 때문에 운용 인력의 전문성이 떨어져도 사실 수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환경이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내부 사정에 밝은 또 다른 관계자는 "운용 인력이 이탈하고 나면 실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2~3년 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48포인트(0.67%) 오른 2489.54로 종가 기준 3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최고가는 전날 기록한 2490.94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