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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대규모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밝히자 자체 경쟁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력을 갖춘 3개사 주가는 순풍에 돛을 단 모양새다. 아직 3개사 모두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이익보다 투자 규모가 큰 적자 상태지만 5년 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의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를 이을 국내 증시의 주도 업종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영업이익은 5조998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SK이노베이션이 3조1271억원으로 가장 많고 LG화학(2조8508억원), 삼성SDI(205억원) 순이다.
올해 3개사 영업이익 합산 수치는 3년 만에 5배가 되는 셈이다. 2014년 3곳의 영업이익은 1조1988억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눈부신 성장세는 저유가에 따른 정유 사업 이익 확대(SK이노베이션)와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LG화학), 전자재료 사업 호조(삼성SDI)가 주요 원인이다. 아직 전기차 배터리는 '밥값'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LG화학은 배터리 분야에서 올 2분기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여기엔 소형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적이 포함돼 있다. 삼성SDI도 스마트폰용 소형 배터리 사업 호조로 지난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증권업계에선 배터리 분야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해 3개사 모두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선 아직 적자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 3개사는 그동안 배터리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왔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곧 흑자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국내 배터리 '전쟁'의 선전 포고는 SK이노베이션이 시작했다. 이 업체는 최근 '811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내년 3분기부터 전기차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을 8대1대1로 배터리를 만드는 것으로 이 배터리를 적용하면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00㎞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우리가 먼저 811 기술로 양산하겠다"며 맞대응했다. LG화학은 전기차 신기술뿐만 아니라 생산능력 국내 1위, 세계시장 점유율 2위(올 상반기 기준)의 글로벌 업체다.
삼성SDI 역시 '811 기술'과 유사한 방식을 소형 배터리에서 사용하고 있다.
최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밝힌 것도 국내 업체에 호재다. 향후 전기차에 24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혀 '큰손'으로 등극한 폭스바겐그룹은 LG화학과 삼성SDI에서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120억달러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밝힌 벤츠는 SK이노베이션의 주요 고객사다. 향후 전기차만 25종을 내놓겠다는 BMW는 삼성SDI와 거래하고 있다.
중국에선 고전 중이지만 유럽차와의 거래 확대 기대감에 배터리 3개사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삼성SDI 주가는 무려 108% 치솟았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