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이 전북 전주시 하가지구 내 '사랑으로' 아파트 임대료 인상률을 기존 5%에서 3.8%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부영은 그동안 전주시 등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임대아파트 인상률 인하 압박을 받아 왔다.
15일 부영은 "법정 상한선(5%), 물가상승률, 주변시세를 고려하면 4.5% 수준의 인상 요인이 있지만 지역과의 상생, 그리고 입주민들을 위해 임대료를 내리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률은 10월 중순부터 1년 간 적용된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부영 임원진은 전주시청을 방문해 김승수 시장과 면담한 바 있다.
하지만 전주시는 부영의 결정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주시는 그동안 2%대 임대료 인상률을 주장했다. 부영이 인하 요구를 일부 수용하고 인상률을 낮추겠다고 결정하면서 해묵은 '인상률 논란'이 해소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상황은 결국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주시는 "부영이 임차인대표회의와의 사전 협의도 없이 임대료 인상률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전주시는 부영이 3.8%로 임대 조건을 신고하면 조정 권고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고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전주시 등 전국 22개 기초자치단체는 "부영은 과도한 임대료 인상을 중단하라"며 임대주택 임대료를 연 2.5% 이내로 인상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전주시는 부영을 '악덕 기업'으로 몰아가며 공정거래위원회 직권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등 현행 법은 민간임대주택 임대료 인상률이 연 5%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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