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곡점 맞은 서울 집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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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매일경제신문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올라온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다. 강남과 강북, 강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이런 현상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분양권의 강보합세가 눈에 띄었다. 강남구 일원동에서 분양한 래미안루체하임은 전용 59㎡가 대책 전에는 11억2700만~11억5900만원에 매매됐는데 8월 21일 11억7900만원에 거래됐다. 영등포구 아크로타워스퀘어나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등도 층과 향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가격은 대책 발표 전후로 비슷한 수준이 유지됐다.
가격이 오히려 큰 폭으로 뛴 단지도 있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59㎡는 7월 말 7억9681만원에 팔렸는데 8월 말 8억7594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9월 들어서는 실거래가가 8억8796만원까지 올랐다. 흑석뉴타운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도 대책 발표 전 7억9000만~8억4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됐는데 8월 중순에는 9억2000만원까지 뛰었다.
흑석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귀한 데다 주변 3구역과 9구역 등 재건축 진행이 활발해지면서 문의가 꽤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적인 매매량은 기존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크게 줄었다. 8월 분양권 거래량은 37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610건)보다 48.7%, 전달(445건)과 비교해선 16.2% 감소했다. 하지만 거래가 줄면 가격이 내려가는 일반적인 경제 상식과 다른 현상이 분양권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5년 안팎의 신축 아파트 가격도 상대적으로 잘 버티는 모습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대책 발표 전 18억6500만~21억5000만원에 매매가가 만들어졌는데 발표 이후에는 20억~22억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가 한강 조망 여부와 층, 향에 따라 값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고려해도 가격이 강보합세라는 것이 주변 공인중개업소 분석이다. 옥수파크힐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광장힐스테이트 등 그동안 강북권 상승세를 이끌었던 새 아파트들도 8·2 대책 전후로 가격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강서권의 마곡엠밸리14단지도 전용 84㎡ 거래가격이 8억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예상에 집주인들이 '버티기 전략'에 들어간 것이 분양권과 새 아파트 가격 지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후 최근 서울 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전매가 전면 금지됐다. 또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내년 부활하는 등 재건축 아파트를 둘러싼 환경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 여기에 분양권상한제 적용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어 새집을 찾는 수요자들은 분양과
반대로 새 아파트를 이미 가진 사람들은 대출규제 강화 영향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요는 유지되는 데다 공급도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라 새 아파트나 분양권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잘 버티는 모습은 앞으로도 계속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